삼성그룹이 3일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에버랜드를 내년 1분기에 상장하기로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SDS에 이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추진함에 따라 경영권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상장발표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20여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할 때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SDS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해 이 회장의 세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배분할 때부터 미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됐다.

SDS와 에버랜드 상장추진은 이재용 부회장 남매의 주머니에 상당한 돈을 안겨주게돼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승계할 때 물게 될 상속세와 계열사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할 필요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에버랜드 지분은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두 딸인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41) 제일기획 사장도 에버랜드 지분을 8.37%씩 보유하고 있다.

삼 남매는 연내 상장을 앞둔 삼성SDS 지분도 나눠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11.3%, 나머지 두 명은 3.9%씩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상장으로 양사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서 세 자녀의 보유 지분 평가액도 크게 늘어날 것을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에버랜드와 삼성SDS를 삼성전자 등과 합병한 뒤 지주사를 분리하는 순서를 밟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