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모독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9일 전격 사임했다.

김 보도국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혼신의 힘을 기울였으나 오늘부로 보도국장을 사임하려 한다. KBS가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작은 씨앗이 되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KBS 38~40기 기자 40여명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자사보도 내용을 비판하며 뉴스시간에 반성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박한 발언이다.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희생자 가족들은 8일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KBS 간부진에게 거센 항의와 함께 KBS 취재진의 천막과 경기도립미술관에 설치된 KBS와 조선 중앙 동아일보 취재부스 철거를 요구하는 등 보도태도에 분노를 표시했다.

또 일부 가족들은 김시곤 국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8일밤 여의도 KBS 본관을 항의방문하고 본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항의방문했다.

한편 유족들의 항의시위에 KBS는 9일 새벽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며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