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출마해 의원직을 사직하고 출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발부터 주민들을 위해 나선다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지 못한 채 무슨 봉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정몽준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동안 뜸들이며 관망하다가 출사표를 던진 지가 3월초다. 하지만 아직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겠다는 말은 한번도 들리지 않고 있다.

그가 출사표를 던진 곳은 다름아닌 백범 동상 앞에서다. 백범의 겉만 따르겠다는 것밖에 안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장은 대선으로 가는 길목으로 여겨진다. 대선주자로 지명도만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일각에선 자기 것을 못버리는데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혹평도 나온다.

그는 2007년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에도 축구협회장을 맡아 월드컵 후광을 그대로 입은 채 뱃지도 포기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차기 대선주자로 반열에 오르는 수혜만 입은 채 잃은 것은 없었다.

정몽준 예비후보가 이쯤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되든 안되든 서울시민을 위해 국회의원직을 포기하고 앞으로 서울시민을 위해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할 망정 국회의원은 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어야 진심이 조금은 전달될 듯싶다.

새누리당 서울시장에 나선 이혜훈 예비후보는 반면 교사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가장 먼저 선언했고 당직인 최고위원마저 포기했다. 당 업무를 하지 않고 서울시민을 위해 뛰겠다는 전력질주 의지에서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경우 현역의원만 2명이나 나섰다. 박민식 의원과 서병수 의원이 모두 나섰다. 경기도도 남경필, 정병국 두사람이 겨루고 있다. 이들 모두 현역 의원들이다.

두 사람은 모두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나섰다. 이러니 시민을 위한 머슴을 자처한다고 누가 믿겠는가.

다른 경쟁후보보다 관록이 약하다는 주위의 평가에도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던 박민식 의원은 어차피 안될 것, 이 기회에서 이름이나 알려보자는 생각에서 도전했던 것은 아니었는 지 궁금해하는 이도 적지않다.

서병수 의원은 부산시장 후보로 공식확정됐다. 하지만 서 후보는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며 선거운동을 해왔다.

여당 프리미엄은 그대로 이용하면서 부산시민의 대표, 부산시민을 위한 머슴이 되겠다고 한 것이다.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가 그토록 어려운가. 19대 국회 초반 그나마 잠시 있었지만 시늉으로 끝났다.

그야말로 4.12 총선이 끝나자마자 흐지부지 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당명까지 바꾸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과감하게 내려놓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국민들은 차떼기와 돈봉투 사건 등으로 궁지에 몰리자 눈속임을 한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이들은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는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노라고 다짐하며 당선되고 나니 광역단체장에 출마하기까지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을 무시한 채 더 큰 것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야당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원혜영 의원은 서로 새정치연합의 경기도지사 후보가 되겠다고 나섰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고뇌 끝에 교육감직을 사퇴하고 나선 것과 비교하면 두사람은 비겁에 가깝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철만에 되면 너도나도 시도지사, 대통령이 되어보겠다고 우후죽순 난리다.

공무원들은 단체장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여의도 국회가 만들어놓은 공직선거법 때문이다. 인천시장에 출마한 유정복 전 안행부 장관은 장관직을 사퇴한 뒤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직위에 연임 도전하는 단체장은 해당 기간동안 직무가 정지된다.

공무원은 이런대 국회의원 자신들은 쏙 배놓은 채. 교수질하다 슬그머니 휴직계내고 정치권에 도전했다가 안되면 슬그머니 다시 돌아가 강단에 서는 학자인양하는 교수들과 다를 바 없다.

여의도 영감들은 겸직이 허용되니 장관으로 갈때도 뱃지는 그대로다. 자신들의 욕심에는 칼을 대지 않아 법적으로는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떨어지고 나면 다시 뱃지를 유지한 채 여의도 나타나고 후보로 확정된 사람에게 지분을 얻어내는 효과마저 얻는다.

뱃지를 떼고 도전할 자신이 엎다면 선거운동하는 기간만이라도 세비를 받지 말든가 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떨어지면 국회로 돌아가면 그만이지 하는 식은 유권자들을 농락하는 처사다.

국회의원들의 광역단체장이나 대선 도전시 의원직 사퇴를 규정한 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면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놓는 결단이 그토록 어려운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