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내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끝까지 할 것이라며 이를 뒤집었다.

김 행장은 최근 금감원에서 저축은행 부당지원으로 향후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2012년 3월 제5대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한 김 행장은 2009년 1월 하나캐피탈 대표 시절 저축은행에 부당대출해줘 수십억원의 손실을 끼쳐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해임권고와 직무정지 다음의 높은 징계로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된다. 금융권에 더이상 발붙이지 말라는 의미다.

실제로 금융권 인사들은 금감원의 징계를 받은 직후 옷을 벗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 처분을 받거나 투자손실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간에 사퇴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예상을 깨고 남은 임기(11개월)를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와 관련 하나은행은 "경영공백이 조직에 피해가 될 수 있다며, 김 행장이 임기 만료전까지 은행장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느느 "금융당국이 해임권고를 내리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그만두라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버티기를 하겠다는 것 외에는 달리 이해하기 힘들다"며 "외국에서라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모럴헤저드에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할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금융당국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의 결정을 뭐라 할 수 없지만 금융권의 모럴헤저드가 최고경영진에 깔려있는 듯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 리더십이 훼손된 CEO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금융시장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날 시장반응도 냉담했다. 주식시장에서 하나은행 주가는 3만805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450원, 1.17% 하락했다.

이번 결정 이후 김종준 행장과 하나은행이 조직을 위한다는 명제하에 앞으로 1년간 어떤 행로를 보일 지 지켜볼 일이다. 

야래는 김종준 은행장이 2013년 3월 고객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한 인사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