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수습을 해야하는 정부가 구조자와 탑승자 인원파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발표때마다 숫자
를 바꾸는 등 우왕좌왕해 사고수습에 혼선과 함께 가족들은 답답한 가슴을 쳐야했다.

정부는 사고 발생 이후 하루종일 틀린 정보만 한시간 간격으로 공개하며 우왕좌왕 허둥지둥했다.

중앙재난본부(본부장 강병규 안전행정부장관)는 1시간 마다 발표된 브리핑을 보면 구조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11시 30분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현재 공식적으로 구조된 인원은 16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12시30분 브리핑에서는 구조자가 "공식적으로 179명"이라고 밝혔다.

16일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해경이 구조작업을 펴고 있다. 17일 기상이 악화되면서 구조작업이 중단되는 등 구조작업에 성과를 보이지 못해 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사진 KBS 화면>

이어진 13시30분 브리핑에서는 "현재 생존자는 368명"이라고 부풀려 발표했다. 이에따라 100여명만 구조하면 될 것으로 보여 유족과 구조자, 전국민에게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3시경 상황실 분위기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구조자 숫자가 잘못됐다는 것.
15시30분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냐 줄어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경옥 안행부 제2차관은 "저기...삼백...확인해서...정확히 확인해서"라며 당황해했다.

이후 한시간만에 368명이라던 구조자 수는 절반도 안되는 164명으로 드러났다.

16시l 30분 브리핑에서 이경호 제2차관은 "후송선이 있었는데 그것이 집계가 추가됐고 중복 계산된 걸로 나타나 혼선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중앙재난본부와 해경 측은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서로 책임을 떠 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해경에서 우리에게 보내줘서 우리가 집계를 하는거니까"라며 해경이 잘못 알려줬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이엗 대해 해경 측은 "300명이라고 보고한 적 없다. 해경 어디서 받았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사고발생 이후 24시간이 넘도록 하루종일 탑승인원 숫자는 오락가락하며 틀린 정보를 공개했다.

재난본부는 처음 477명이 탑승했다고 발표했다가 아르바이트 생을 이중 집계해 18명이 줄어 459명으로 발표했다.

이후 추가 다시 추가 탑승자가 발견됐다며 462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17일 새벽에는 475명이 탑승했다고 정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재난본부를 찾아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어떻게 200명이나 차이가 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안전행정부는 혼선만 부채질하는 정보공개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6시 이후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브리핑을 중단하기도 했다.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족들은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에 분통을 터뜨렸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전날 피해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았다가 유족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자리를 급히 피했다.

왜 허둥댔나? = 정부는 온종일 탑승인원을 해운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의존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해운선사로부터 자료를 받았는데 해운선사는 여러차례 인원수를 번복했다.

해경은 혼선이 계속되자 인천 연안부두 CCTV를 직접 확인학서야 최종 탑승인원을 확정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과 승객들이 불행한 사고를 당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이 단 한명이라도 있을 것 같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