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사고의 원인이 드러나고 있다.
사고원인을 수사중인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여객선 선장 이준석(60)씨 등을 상대로 강도높게 밤샘 조사를 벌였다. 

해경은 3가지 방향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

사고 여객선이 항로를 급변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침몰원인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급하게 뱃머리를 돌리면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이 크다. 

해경 수사본부는 사고 원인을 `무리한 변침'으로 잠정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침(變針)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생존자들이 꽝 하는 소리가 났다는 소리는 1, 2층에 실린 화물 컨테이너와 승용차 등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선체를 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에는 당시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157t을 실은 상태였다.

이들 화물 등은 결박돼 있었지만 배가 한쪽으로 쏠리면 무게 중심이 변하면서 결박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이 높다. 

생존자들이 꽝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컨테이너와 차량 등이 부닥치는 소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최초 신고시간인 오전 8시 52분보다 1시간 이전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추정된다.

오전 7시 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고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는 승선원의 진술이 나온 것은 최초 사고가 신고 시각인 오전 8시 52분보다 최소 1시간 앞선 오전 7시 30분∼8시 사이에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배가 서서히 기울다가 90도로 쓰러질 때 한 번, 180도로 전복될 때 한 번씩 확 기울었다는 화물차 탑승자의의 전언도 이런 상황과 관련있어 보인다.

구조에 참여한 민간 어선 선장에서도 배가 급격히 기우는 장면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세월호가 항로에 1시간가량 서 있었다는 주변 어민들의 증언도 배 기울어짐이 해경신고 훨씬 이전부터 진행됐음을 추정하게 하는 대목이다.

해경은 급격한 변침으로 결박 화물이 이탈하고 그 여파로 배가 서서히 기운 뒤 사고 신고 직후에는 통제가 힘들 정도로 기울어진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세월호 승무원들이 수차례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에게 '제자리 대기'를 강조한 것은 자체 수습을 시도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승객들이 충분히 대피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자체 수습을 하려다 피해를 키웠다는 인재라는 비난을 살 수 있다.

여객선을 조종한 대리선장은 조타기능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해경조사에서 진술했다.

승객들은 여객선이 심하게 지그재그로 움직였다고 증언해 이 과정에서 조타기능이 상실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 사고해역이 수심이 낮은 암반지역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경은 전날 사고원인을 암초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사고 해역에는 암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가 권장항로를 벗어났지만 위법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하나 사고원인으로 선체 자체의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선박 선장은 조타기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해경조사에서 밝혔다.

쾅하는 소리와 지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생존자들의 말에 따라 암초에 부딪힌 것인지, 화물이 쏟아지면서 선체에 부딪혀서 난 소리인지는 선체인양이 끝난 후 배 하부를 확인해 정확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