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파견직원들의 비위행위를 감찰에서 적발하고도 원래부처로 돌려보내고 마는 것으로 끝냈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다.

징계 대신 주요 보직을 맡거나 승진하기도 해 청와대 행정관 특권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뒤늦게 징계에 착수한다고 밝혔다.하자만 청와대 자체가 비위 행위로 얼룩지면서 공공기관에만 개혁을 주문하는 것이 영이 서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 파견 근무 중 민정수석실에 비위가 적발된 행정관이 5명이나 된다.

집권 1년차 권력형 비위행위는 기록에 남을 일이다.

이들은 작년말부터 올해초 사이 원대 복귀했다.

하지만 전직 행정관들이 소속 부처에서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도 않은 채 주요 보직에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위 정도가 약하더라도 최소한의 감봉 조치를 취하도록 한 공무원 징계 규정마저 위배한 것이다.

이들은 원대복귀 후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이들 중 공정위 소속 전직 행정관 1명만 원대 복귀 후 사표를 제출하고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국세청으로 돌아간 나머지 4명은 올해 초 인사에서 주요 보직에 배치됐다.

이들은 삼성, GS, CJ 등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많게는 수 백 만원 어치의 향응, 금품, 골프 접대, 명절 선물을 받거나 부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에 적발돼 지난해 말부터 차례로 원대복귀 조치됐다.

관가에서는 묵묵히 성실한 공무원들과 청와대에 뽑혀간 공무원간에 출세 거도에 차이가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비위 전력 행정관들에 대해 원대복귀 이후 별도의 징계가 없었던 것 자체가 공기기강 해이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개정된 공무원 징계 규정에 따르면 청렴의무 위반 시에는 비위 정도가 약하더라도 최소 감봉 조치에 처하도록 돼 있다.

청와대는 감추기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와대는 지난해 비위가 드러난 직원의 원대복귀를 "당사자의 희망으로 원래 부처로 돌아갔다"며 비위가 없는 것처럼 했다.

이들의 징계 여부에 대해 청와대와 해당 부처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도 복귀 조치 자체가 징벌적 성격이 강하며 복귀 이후 징계 여부는 해당 부처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반면 해당 부처는 비위통보를 하지 않아 알 수 없고 "청와대 요구가 없어 징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수습에나서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청와대가 면책특권이냐"고 했다.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비위행위에 연루된 전직 행정관들에 대해 징계 절차가 진행되도록 관련 사실을 해당 부처에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실장은 “앞으로 청와대 소속 직원의 비위에 대해 사안의 대소경중을 불문하고 엄단해 기강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하게 하라는 뜻)의 마음으로 청와대 기강을 먼저 바로 세워야 각 부처의 기강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청와대 파견직원에 대 징계에 나섰지만 한참 뒤늦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의 구설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앞서 일부지역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를 면접 공천하는데 관여하는가 하면 포스코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산 바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에 도취돼 자기식구에 대해서는 비위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