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및 차명계좌를 이용해 8천억원대의 기업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측이 탈세와 배임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조 회장 측은 5일 서울중앙지법(형사합의28부. 김종호 부장판사)에서 열린 1심 재판 준비기일에서 조 회장측은 "개인적 이득을 얻고자 한 행위가 아니라 경영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회장의 변호인은 "과거 정부 정책 하에 누적된 부실을 해결하고 차명 주식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조세 포탈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공소장에 효성의 해외 특수목적법인을 탈세를 위한 개인 소유회사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조 회장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효성이 설립한 회사"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어 "조 회장은 2010년 담낭암으로 담낭과 간을 절제하고 항암치료를 받았다. 전이·재발 여부에 대한 주시가 필요한 상태"라며 "최근 전립선암도 추가로 확인돼 이달부터 9주간 치료를 받는다. 이러한 사정을 살펴서 재판을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4월께부터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온종일 진행하는 집중심리가 필요할 수 있으니 차후 조 회장의 건강 상태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암 진단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4일 돌아온 조 회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에게 법정 출석의무가 부과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