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발 내란음모 사건이 5개월에 걸친 1심 공판일정이 3일 막을 내렸다.
검찰과 변호인단간에 치열한 법정공방 속에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일 최후진술을 했다.

이 의원은 모두 발언으로 "먼저 지난 5개월 동안 이번 재판을 이끌어 주신 재판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내란음모'라는 어마어마한 혐의가 씌워진 이번 재판이 치우침 없이 진행된 데에는 재판부가 적지않은 노력이 있었으리라 짐작한다"며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감사드리고, 또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이 의원은 "돌아보면 2012년 처음 정치권에 발을 내딛을 때부터 저는 매우 논쟁적인 위치에 서 있었다"며 "그 해 봄 총선에서 저는 보수언론으로부터 이른바 '종북'의 대표 격으로 호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곧이어 닥친 당내 비례대표 선거 시비는 '부정'의 딱지를 붙였고 얼마 안 가 공안 검찰은 저에게 국고를 편취한 혐의를 씌웠다. 하지만 거짓으로 진실을 가릴 수가 없다고 믿었기에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해나가면 언젠가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 믿었다"고 지난 시간을 되짚었다.

이어 "작년 8월 말의 '내란음모' 사건은 그야말로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대한민국 현역 의원이 선거로 선출되었고 취임 첫해를 맞아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정권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전복하려 했다는 게 과연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저는 이미 '종북'프레임에 갇혀 버린 상태였다. 심지어는 애국가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낙인찍혀 있었다. 사건이 터지자 국정원이 제공한 온갖 '카더라'식 소설을 대대적으로 받아쓴 언론의 여론재판(마녀사냥)은 저를 결국 의사당에서 끌어내어 이 자리에 서도록 하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저 개인적인 어떤 억울함도 참을 수 있고 불명예도 감수할 수 있지만 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은 단지 저 한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고, 진보진영의 중심이라고 할 통합진보당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건 재판이 시작된 후에 기다렸단 듯이 법무부는 진보당이 위헌정당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해산심판을 청구하였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채 밝혀지기도 전에 수십 년 간 민중을 위하여 헌신해 왔던 우리사회 진보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배어있는 진보당의 운명까지 좌우하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법정에서 허용된 최후진술을 통해 재판부께 충심의 호소를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