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열화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총장추천할당제가 호남지역 대학에 할당이 크게 적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차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총장추천 할당을 영남지역에 훨씬 많이 배정하면서 인재등용에서 호남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이공계 채용과 산학협정 체결대학에 대한 채용이 늘어난 자연스런 현상일 뿐 차별은 없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채용제도 개선이란 게 결국은 지방대졸업자 채용확대는 사라지고 지역차별의 본색을 드러내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광주지역과 민주당 소속 의원 등 야당에서는 총장추천 할당제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0만명 이상이 몰려들어 삼성고시로 불리며 삼성직무능력적성검사(SSAT)를 위한 사교육시장까지 형성되는 등 비용낭비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에 따라 서류전형 부활과 총장추천할당을 도입키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을 줄세우고 삼성과 관련있는 대학 및 삼성연고지 대학 추천할당을 늘려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삼성의 사회공헌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이다.

할당제 폐지 목소리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7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삼성그룹의 대학총장 추천제에 대해 "배려와 균형, 특히 사회 약자에 대한 공생정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언론보도를 인용해 삼성그룹의 대학총장 추천인원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삼성이 광주에 가전사업부를 두고 지역경제에 공헌한 데 대해 시장으로서 감사드린다"며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삼성이 왜 이렇게 불균형하게 했을까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강 시장은 "삼성에 지역대학을 좀 더 고려해 달라고 건의하겠다"며 "삼성 외 광주와 연고가 있는 기업, 출향 기업들에 대해서도 지역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도 성명을 내고 삼성의 지역할당 차별을 지적했다.
광주시의회는  "삼성그룹의 대학총장 추천제에 대해 학벌과 스펙 중심의 채용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지만 대다수 여론은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대학교의 서열화, 지역 및 여성차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지방의 경우 경북대 100명, 부산대 90명 등 영남권 대학의 인원이 많지만 전남대 40명, 전북대 30명 등 호남권 대학은 인원이 적다"며 "삼성은 이공계 채용비율과 관련 학과 우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방대학 간 격차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고 객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광주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삼성이 대학총장 추천제를 신선한 제도로 생각해 도입했겠지만 결국 자신들이 투자한 성균관대와 자신들과 연고가 있는 영남지역 대학에 대해 보은하고 나머지 대학들에 대해 차별을 한다면 교육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대학추천제도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 신입사원선발 총장 추천제를 놓고 말이 많다"며 "대학별 인원배정으로 대학 줄세우기에 호남차별론 때문에 더욱 그런 듯하다"고 지역차별을 우려했다.

박영선 의원은 "삼성고시로 불리는 채용시험에까지 차별론이 등장하는 건 젊은이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며 "차별없는 사회, 불평등이 대물림하지 않는 사회가 언제 가능할까요"라고 물었다.

민주당 한정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에 앞장서야 할 대기업이 지역 편중을 심화시킨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대학별 총장 추천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학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학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학을 줄세우려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