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설을 앞두고 시계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시계는 박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새겨져 있다. 1인당 남성용·여성용 5세트(갯수로는 10개)씩 전달됐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잘 활용하도록 하라고 하면서 단순한 선물을 넘어 선거를 앞두고 활용하도록 해 논란을 자초했다.

홍 사무총장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저희가 가서 몇 번(이나 부탁했다)…무지하게 어렵게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아무 데나 쓰지 마시고 좋은데 잘 쓰셔서 당협 운영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활용을 잘하시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발언도 했다. 홍 사무총장은 "6월4일 잘 안 되면 우리 말마따나 개털이다. 이번에 잘 안 되면 어렵고 힘든 공포의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말고…"라고 했다.

이와관련 민주당 김현 의원은 이날 '박근혜 시계'가 선거법 위반이 아닌지 판단을 해달라며 중앙선관위에 질의서를 제출했다.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도 22일 최고위원회에서도 "국민혈세로 만든 시계를 집권여당 선거운동용 금품으로 전락시킨 선거법 위반 사례"라고 지적하고 "선관위는 손목시계 제작 의도와 유포경로를 밝혀 위법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 역시 귀국 즉시 지방선거에서 중립선언을 해 지방선거의 공명정대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부대변인도 "명백한 선거법 위반 행위"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관계당국이 시계제작 경위와 숫자, 최종 수령자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논란을 야기한 홍 사무총장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선물한 것까지 야당이 공세를 하느냐"면서 반발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사의 선물로 드리거나, 워낙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이라면서 "일단 찔러보자는 식의 대응에 유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