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분유 사태로 불거진 갑의 횡포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샀던 '설화수' 화장품 메이커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 구 태평양그룹)이 판매한 건강식품 홍삼액 제품이 새고 곰팡이가 슨 채 배달돼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말에 주문해 2014년 신제품이라고 배달된 제품이라고 하기엔 곰팡이 상태로 보아 신제품이 아닌 관리상태가 엉망인 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판매처인 아모레퍼시픽은 고객상담실은 담당 직원이 고객을 방문했지만 명함이나 전화번호까지 알려주기를 거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급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판매하는 '예진생 예장원' 홍삼을 주문한 고객 이승연씨는 지난 3일 택배로 도착한 제품의 포장을 뜯자마자 깜짝 놀랐다.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을 통해 주문한 예장원 홍삼에서 검은색 곰팡이가 포장박스에 슬어있었던 것. 검은색 곰팡이는 홍삼액이 새어나와 먼지와 뒤석여 범벅이 돼 검게됐고 푸른색 곰팡이가 생겨 커지고 있었다.

이씨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분에 한봉씩 포장된 홍삼액을 찬찬히 살펴보니 3봉지는  한데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뉴스플러스는 이같은 제보에 설마하고 대기업이 판매한 제품에 그럴리가 있을까 했다. 혹시 블랙컨슈머가 아닌가 하고.
해당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씨가 운영중인 식당을 직접 방문했다.

아뿔사 눈으로 확인한 결과, 모두 사실이었다.

아모레퍼시픽카운셀러(방문판매사원)과 고객 이씨에 따르면 소비자 이씨는 지난 12월27일 예장원 홍삼액 한달분을 9만원에 주문했다. 이번 주문이 9번째 주문이었다고 한다. 대기업이라는 점과 판매사원이 지인이라는 점에 믿고 신뢰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측은 연말이라 제품이 없다며 곧 2014년판 신제품이 나온다며 제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 적정 재고관리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방문판매 사원은 회사측으로부터 지난 2일 2014년 제품으로 수령해 소비자에게 택배로 하루뒤인 3일 물품을 수령했다.

회사측 말대로라면 2014년 첫 생산된 제품이 불과 3일만에 곰팡이가 슨 것이다.

그러나 포장상자 안에 새어나온 홍삼액과 먼지가 엉켜붙은 상태나 푸른곰팡이가 슬기 시작한 상태를 보면 도저히 3일된 제품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씨는 "이번에 대기업도 믿을 게 못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됐다"며 "지난해 아모레가 화장품 밀어내기를 위해 전직 임원들을 힘들게했다는 언론보도를 크게 생각지 않았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가 더욱 통탄한 일은 다름아닌 이 제품을 2년 전 암 수술을 한 어린 조카에게 먹일 요량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동안 8차례 주문한 제품을 모두 건강 회복을 위해 조카에게 먹여왔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제품을 보고는 구역질이 나면서 이런 제품을 건강을 되찾아야겠다며 기쁘게 먹었을 조카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기가 막힌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의 홍삼액 제품 재고관리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모레가 홍보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재고품 털어내기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수법이 방문판매 사원마저 놀랄정도라는 것이다. 이씨 역시 주문할 때 2014년 신제품이라고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문제가 되자 판매사원 최모씨는 이씨에게 재고관리에 대해 회사내 지시에 따라 2014년 제품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한국화장품과 함께 80년대 화장품메이커로 쌍벽을 이루며 고속성장했다. 주가가 100만원이 넘을 만큼 설화수, 아리따움 등 브랜드를 앞세워 고급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화장품 사업만으로 성장에 한계를 느끼자 2010년에는 건강보조조식품에 진출했다. 쇼핑몰과 함께 화장품 방문판매사원을 통해 건강보조식품인 홍삼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시스템은 방문판매사원과 일방적인 갑을관계로 횡포를 일삼으면서 일선에서 생기는 문제는 모두 방문판매 사원에게 떠맡긴다는 점이다. 매출의 핵심인력인 방판사원들이 총알받이가 되는 셈이다.

방문판매사원인 아모레퍼시픽카운셀러는 신분이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여서 고객들의 제품 하자로 인한 클레임이 제기되면 제품생산, 관리에 책임이 가장 큰 회사 측은 쏙 빠지고 책임을 판매사원에게 떠넘기기 일쑤다.

판매사원에 따르면 이번 일은 터질게 터진 것이다.

판매사원과 제품주문시기 등을 종합하면 회사 측은 연말연시에는 제고품 처리를 위해 주문이 들어오면 일단 '제품이 없다'고 판매사원에게 공급을 미루며 곧 내년 신제품이 나온다고 한 뒤 재고품을 신제품인 것처럼 해서 공급한다는 것이다.

예장원 홍삼은 제조년월일이 표기돼 있지않고 유통기한만 표시돼 있어 얼마든지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은 2010년 뷰티푸드 브랜드 '비비(V=B)프로그램'에 따라 국내 최초로 특허받은 천삼화 기술을 통해 얻은 천삼화 홍삼과 전통식물성분을 담아 '기억력 개선'과 '피로회복', '면역력 증진'을 위한 청소년 홍삼 제품으로 출시했다.

용량 25g,  30포에 파우치형으로 포장돼 한박스당 10만원대에 롯데백화점과 방문판매사원(카운셀러)를 통해 판매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출시 당시  "예장원 홍삼은 국내 최초로 특허받은 천삼화 기술을 통해 유효 성분 함량을 높인 천삼화 홍삼을 주 원료로 하며, 적설초추출물, 영지 등 전통식물성분을 더해 면역력 증진과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 개선까지 도움을 줄 수 있어 청소년들의 학습으로 인한 피로와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