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정부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총액이 9,2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지난해(8695억원)보다 505억원(5.8%) 늘어난 것으로 1991년 시작된 역대 방위비 분담금 증액중 최대규모다.

정부가 애초 제시했던 것보다도 많은 것이어서 향후 정부의 협상력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12일 오전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해 7월부터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협정은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정식 서명되며 이후 국회 비준동의를 받게 된다.

외교부는 전날 가진 협상에서 올해 분담금을 9,200억원으로 지난해(8천695억원)보다 5.8% 인상한다는데 최종합의했다.

협정 유효기간은 2018년까지 5년이며, 연도별 인상률은 전전(前前)년도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적용하되 4%를 상한선으로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2∼3% 정도로 가정할 경우 2017∼2018년에는 방위비 분담금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 전용, 미(未)집행 문제와 관련, 방위비 제도를 일부 개선키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개선 내용으로는 ▲ 분담금 배정 단계에서 사전 조율 강화 ▲ 군사건설 분야의 상시 사전협의 체제 구축 ▲ 군수지원 분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복지 증진 노력 및 인건비 투명성제고 등이다.

정부는 또 방위비 예산 편성과 결산 과정에서 국회 보고를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 종합 연례 집행 보고서', '현금 미집행 상세 현황보고서' 등을 새로 작성하고 군사보안에 저촉되지 않는 방식으로 이를 우리 국회에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교부는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래 최초로 방위비 분담금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 냈다"면서 "분담금 대부분은 우리 근로자의 인건비와 군수·군사건설 업체 대금으로 우리 경제로 환류된다"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규모가 협상 막판 알려진 금액보다는 낮지만 우리 정부가 처음 제시했던 금액보다는 다소 높다는 점에서 국회 비준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분담금이 상당부분 남아 이월돼온 상황에서도 한국인군속에대한 처우문제 등이 지적돼온 마당에 분담금을 대폭 올려줬기 때문이다.

방위비 분담은 미국의 해외주둔지 부담을 덜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노태우 정부때 분담을 시작해 5년주기로 협상을 해왔다.

이런 점을 의식해 협상에서 사용처 투명성 확보, 한국인 처우 개선등의 내용을 포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퍼주기 논란일 듯 = 야권 등에서는 미사용금액이 많다는 이유로 분담금 총액 감액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협상 초기에는 9천억원 정도를 미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해외주둔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둔지에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해왔다. 한국은 1991년 노태우 정부때 처음 시작해 그동안 8차례 협상을 벌여왔다.

그동안 8차례 방위비 협상에서 우리정부는 증액규모를 200-300억 이내로 협상을 매듭지어왔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역대 정부의 2배나 증액됐다.

분담금 예산이 남아 이월되고 한국인 군속 처우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폭 증액됨에 따라 국회 비준과정에서 정부의 협상력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야권은 이 때문에 그동안 분담금 총액 감액을 주장해왔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 전용, 미(未)집행 문제와 관련, 방위비 제도를 일부 개선키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편 한미 양국은 1991년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한 SMA를 체결하고 미측에 방위비를 지급해왔다.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그동안 총 8차례의 협정을 맺어 왔으며 지난 2009년 체결된 제8차 협정은 지난해 말로 적용시기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