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회장 구본준)가 연초부터 중소협력업체에 대해 갑의 횡포를 일삼아오다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모비스가 부품업체에 횡포를 부리다가 현장 적발된데 이어 이번에는 LG전자가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요구를 해오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G전자가 냉장고 오븐렌지 등 빌트인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건설업체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납품중개 대리상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해온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억원을 부과했다고 8일 밝혔다.     
 
LG전자는 2008년 6월부터 2013년 12월20일까지 건설사에 이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제품을 납품계약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전국 29개 빌트인 가전제품 중개대리상에 무려 661건, 130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지도록 했다.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납품대금을 떼일 것에 대비해 LG전자가 중개상에게 일부 보증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특히 LG전자의 이같은 행위는 지난해 12월20일까지 계속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공약이 무색하게 계속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20일까지 자사의 29개 빌트인가전제품 영업전문점과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납품대금의 20% 또는 100%에 해당하는 금액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LG전자는 건설경기 악화로 판매대금의 미회수 사례가 발생하면서 채권보험에 가입했으나 건설사 신용등급에 따라 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없는 부분이 발생하자 이런 연대보증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 C이상으로 판매대금 미회수시 보험으로 납품금액의 80%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납품금액의 20%, 신용등급이 C미만으로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건설사에는 100%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LG전자는 건설사 부도로 수금을 못할 경우 보험사에 손실위험의 80%는 보험가입으로 해결했지만 20%는 보험료를 아끼려고 중개대리상에게 연대보증으로 책임을 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건설사 신용등급이 낮아 보험보장이 거의 안되는 납품 건은 판매금액 전액을 대리상이 보증하도록 했다.

LG전자는 그러면서 연대보증 요구를 거절할 경우, 수수료 일부를 지급하지 않거나 영업행위를 조정하는 등의 불이익을 줘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LG전자의 이같은 행위는 자신이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채권 미회수 리스크를 (약자에게) 전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에게 불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남용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영업을 해주는 대리상에게 공존공생보다는 노예계약을 맺고 영업을 할테면 하라는 식으로 횡포를 일삼은 경우"라며 "이같은 일은 다른 가전제품 회사들에도 만연돼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에대해 LG전자는 공정위의 발표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LG전자 축은 "공정위로부터 최종 의결서를 송달 받은 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며 "또 이번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영업전문점의 입장을 고려해 상생방안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들어 경제회복과 기업투자를 유도를 위해 공약사항인 경제민주화 기조가 퇴조하는 사이 다시 대기업들의 불공정 관행이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