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및 비자금 의혹을 받아온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9일 조석래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 등 그룹 임직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효성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10여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 회장 일가는 1990년대부터 보유주식을 그룹 임직원 등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차명 관리하는 등 1,000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마련해 양도세를 내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함께 홍콩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한 주식 위장 거래 의혹,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거래와 양도차익에 대한 탈루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관련 효성그룹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로 생긴 해외부실을 국민의 혈세로 연결되는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10년간 이익을 내서 갚아온 것으로 비자금이나 횡령 등 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차명주식 의혹에 대해서도 "그룹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운용했을 뿐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총수일가가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2월초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고령일 뿐 아니라 심장 부정맥 등 병세가 있고 혐의에 대한 소명정도 등을 따졌을 때 구속할 필요가 없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영장에서 조 회장측이 1000억원대의 탈세와 800억원대의 배임 및 횡령 등 2000억원대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적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79세의 고령으로 지난 10월30일 고혈압과 부정맥 증세로 입원했다가 11월14일 퇴원, 이후 심장 부정맥 증상 악화로 지난달 5일 다시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작년 10월 세무조사를 통해 효성그룹에 법인세 3,652억원을 부과하고 이후 조석래 회장에게 별도로 1,100억여원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부과했다.

효성은 지난달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세금을 모두 완납했다.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는 조 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10.32% 가운데 1100억원어치를 국세청 등에 담보로 제공하는 것으로 납부를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