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들어 첫 부자증세가 단행된다. 여야는 소득세 최고세율(38%) 과표구간을 당초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또 대기업의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기존 16%에서 17%로 1%포인트 높아진다. 의료비·교육비 등 소득공제를 세액공제(공제율 15%)로 전환하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원안대로 된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는 30일 오후 2시 30분 전체 소위를 열고 최고세율한도를 1억 5,000만원 초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011년 이명박 정권 당시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8%로 조정하면서 과세한도를 3억원으로 올린 지 2년만에 재개편된다.

여야는 소득세율 최고한도를 낮춘다는 원칙에 의견을 같이하며 조율해왔다. 민주당은 그동안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한 새누리당과 정부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는 비과세 감면 축소 법안들이 난관에 부닥치면서 세원확보에 어려움을 겪게되지 입장을 바꿔 부자증세 동의로 선회했다.

 민주당은 이용섭 의원이 1억 5,000만원으로 낮추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새누리당은 2억원으로 낮추는 개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여야는 1억 5,000만원 초과냐(민주당), 2억원 초과냐(새누리당)를 놓고 최종 조율을 벌여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은 1억5000만원 초과로 정리됐다. 

대신 의료비·교육비 등 특별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정부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을 관철하는 것으로 한발짝씩 양보한 것이다.

조세소위는 과표구간 1000억원 초과 대기업에 적용되는 현행 16%의 최저한세율(각종 조세 감면을 받더라도 납부해야 하는 최소한의 세금)을 17%로 1%포인트 올리는데도 잠정 합의했다. 대신 민주당이 중점법안으로 내세운, 법인세 과표 ‘500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이낙연 의원안)의 처리는 무산됐다.

아울러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정부안)은 수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대기업와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모두 10% 공제율이 적용되던 것을 각각 3%, 4%, 5%로 낮추자고 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각각 3%, 5%, 10%로 바뀌었다. 중소ㆍ중견기업에 보다 많은 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여야는 조세소위 결정을 통해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로 넘기면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