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의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농협지주가 선정됐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우리투자증권 매각이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비판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우리금융그룹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농협금융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또다른 매각추진 대상인 우리자산운용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키움증권이 선정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인수가격, 자금조달 능력, 향후 경영계획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농협금융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농협금융은 패키지 인수에 1조 1,5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우리아비바생명에 6,000억원, 저축은행 400억원, 우리자산운용 5000억원 등이다.

경쟁자인 KB국민은행은 이보다 낮은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우리투자증권 하나만 놓고 보면 농협금융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냈다. 이 때문에 이사들 중에서 우리투자증권만 분리매각하는 것이 공자금 회수에 유리하고 배임혐의 논란도 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매각은 과정에서부터 매각방식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이사회에서도 매각원칙을 놓고 이사들간에 이견이 커 6시간에 육박하는 마라톤 회의를 벌여야 했다.

우리금융의 매각 논란은 결국 국회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분리매각과 패키지 매각을 놓고 공적자금 회수와 신속한 매각에서 금융당국은 골칫거리인 우리금융 문제를 빨리 털어내는데만 신경을 쓰고 국민혈세가 투입된 것은 덜 생각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을 끼워파는 1+3의 패키지매각을 추진해왔다.

인수전에 참여한 금융기업들이 반발하며 매각방식이 혼선을 빚자 금융당국은 패키지 매각에 힘을 실어 농협으로의 매각에 사실상 손을 들어줬다.

당장 국회에서는 잘못된 매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학영 의원(민주당)과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시발탄을 쏜 것을 시작으로 정무위원회에서 매각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야권의 한 의원은 금융위원회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불러 정무위원회에서 잘된 것인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매각이 실사를 거쳐 본계약에 이르기까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학영 의원과 박원석 의원은 25일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은 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을 훼손하는 나쁜 선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두 의원은 "우리금융지주 증권계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NH농협금융지주를 선정한 것은 정부가 배임ㆍ졸속매각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를 압박한 결과"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이 훼손되는 등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정부가 조급한 성과주의에 내몰린 나머지 법률이 정한 공적자금회수 극대화 등 민영화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도높게 지적했다.

두 의원은 앞으로 남은 지방은행 등 계열은행 매각 등에 법적 민영화 원칙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우리금융지주와 금융당국 관련자들의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우리금융 증권계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우리금융 이사회는 물론 정부 역시 소액주주 및 노동조합 등이 제기하는 배임 소지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에 유감을 표명하고 증권계열 매각 수순을 포함한 남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법적 원칙이 준수되지 않거나 사회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진행될 경우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