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 의정부시 공무원들이 수시로 관련 동향을 취합한 문건을 작성해 시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안병용 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동향 보고를 지시한 적이 없고 공무원 줄세우기를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23일 경기도와 의정부시, 지역정가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시 총무과 직원들은 새누리당 출마동향을 체크, 취합한 문건을 작성해왔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의정부시 총무과는 '내년 지방선거 관련 새누리당 동향'이란 제목으로 선거 출마를 앞두고 출마예상자들의 동향을 파악해 실명으로 동향보고서를 만들어 현 시장에게 보고했다.

현 시장은 민주당 소속의 안병용 시장이다.

먼저 상단에는 새누리당에서 시장후보로 의정부시 민주평통 회장을 내정한 여론이 있다는 내용은 물론 지역정가에서 출마설이 돌고 있는 경기도 고위직 인사와 경기도당 인사의 동향과 이름도 나와있다는 것.

또 친박계열의 순수혈통을 잇는 마땅한 인재가 없고, 현재 후보군의 인지도와 경쟁력이 떨어져 고민하고 있다는 새누리당 내부 사정과 분석까지 담겨있다고 지적됐다.

동향보고서는 시 자치행정국장을 거쳐 민주당 소속의 현 안병용 시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공직선거법과 지방공무원법 등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안병용 시장이 정가 동향을 직접 지시했는 지와 내년 선거를 위해 공무원들을 줄세우기 했는 지 여부를 신속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와관련 안병용 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앞둔 공무원의 충성보고나 줄 세우기와는 거리가 먼 사항이고, 정가동향 파악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안 시장은 "선거동향 보고라는 의혹이 제기된 보고서에는 기상상황과 경제지표, 사건·사고, 집단 민원, 정부 정책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 것"이라며 "이 가운데 정가 소식은 전달받은 내용을 담당자가 그대로 작성했을 뿐, 공무원의 선거개입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선관위가 이번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시선거관리위원회는 내년 시장선거 동향을 파악해 보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직원들을 불러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선거관리위원회 등은 최근 선거사범 전담수사반을 편성해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에 대한 중점 단속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