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군사정변에 함께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이면서도 유신개헌에 반대하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 군과 국민의 존경을 받아온 채명신 장군이 장병들 곁에 영원히 잠들었다.

초대 한국군 주월사령관을 지낸 고인의 장례식은 28일 서울현충원에서 육군장으로 치러졌다.

육군장은 전사자가 아니면 4성 장군만 허용된다. 채 장군은 유신개헌 반대 직언으로 진급에서 누락된 채 전역해 4성장권이 안돼 육군장이 안될 수 있었지만 군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육군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의 영결식에는 권오성 육군참모총장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권 총장은 조사에서"'불멸의 군인', '영원한 지휘관', 채명신 장군님 깊이 흠모합니다"라며 "장군은 오로지 위국헌신의 일념으로 국가와 군을 위해 일평생을 바친 시대의 거인이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박희모 6·25 참전유공자회 회장도 추념사에서 "장군께서는 병상에서도 사랑하는 부하들 곁에 묻히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이 말씀이야말로 우리 장병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말했다.

가수 패티김은 베트남전 당시 위문 공연을 갔다가 고인과 맺은 인연으로 조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불러 고인의 넋을 기렸다.

故 채명신 장군은 1949년 육사 5기로, 육사를 졸업하고 이듬해 6·25 전쟁에 소위로 참전했다. 1965년 주월사령관 겸 맹호부대장에 임명돼 1969년까지 4년 가까이 베트남전에 참가했다.

월남전 당시 故 채명신 장군은 "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고 지시하는 등 덕장으로 군 안팎의 존경을 받아왔다.

이날 오후 서울현충원 월남전 참전용사 제2묘역에서 거행된 안장식에서 고인의 유해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장군묘역의 8분의 1 면적(3.3㎡)인 병사묘역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