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논란과 관련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은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이 지인의 부탁을 받아 직원에게 지시해 조회하도록 지시해 유출했다고 시인했다.

조 국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국정원을 거치며 오래도록 함께 일해 온 사실도 밝혀져 국정원 연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 국장은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아 민원실에 채모 군의 가족관계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느냐고 물어 열람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누구한테 부탁을 받았는지, 채군의 주민등록번호를 누가 나한테 줬는지, 어떤 형태로 열람했고 열람한 내용이 누구한테 갔는지 등은 이야기할 수 없다. 수사 중이므로 검찰에서 밝히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이 지난 6월 지인의 부탁으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이라고 조선일보가 지목한 채모군 모녀의 가족등록부를 조회한 사실을 시인했다. 조회 당시 채 전 총장이 선거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할 즈음이어서 조회를 부탁한 인물이 이와 관련이 있는 지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KBS뉴스가 27일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실을 찾아 조 국장을 면담하는 장면.

그는 열람시점에 대해 "당시는 채 전 총장의 일이 사건화되기 전이니까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조회 경위와 관련, "6월에 한 번만 열람했다. 가족부를 출력한 사실은 없다"며 "컴퓨터 시스템에서 보고 민원을 넣은 사람에게 유선으로 전달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국장이 열람한 시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직원 김모씨 등 안보3팀 직원들이 원장님 지시로 유명포털 댓글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 원 전 원장을 불기소하던 때여서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4월 구성된 이후 6월 11일 국정원 직원들은 불기소하고 원 전 원장은 불기소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2003년부터 당시 행정1부시장이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밑에서 3년간 일했다.

조 국장은 2008년 원 전 원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되자 행정비서관으로 발탁돼 함께 근무했으며 2009년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에 취임하자 다시 옮겨 6개월간 일했다.

이후 조 국장은 서울시로 복귀, 2010년 1월 서초구 기획경영국장으로 발령받았으며, 진익철 현 구청장이 당선된 뒤 1년 뒤인 2011년 7월부터 행정지원국장으로 근무 중이다.

검찰은 조 국장의 개인정보 유출이 국정원과 연루됐는 지 여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조 국장과 행정지원국 산하 'OK민원센터' 직원이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모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초구청을 최근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