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센카쿠 열도와 이어도 등을 포함한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발표해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이 2대의 B-52 전략 폭격기를 띄워 이 구역을 관통비행했다.

미국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무시하겠다는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해석돼 군사·외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B-52 폭격기는 중국 측에 알리지 않은 채 워싱턴DC 현지 시간으로 지난 25일 오후 7시께 괌 기지를 이륙해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동중국해 상공을 비무장 상태로 비행했다.

워런 대령은 "어젯밤 계획된 일정과 통상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센카쿠 지역에서 훈련 비행을 했다. 두 대의 항공기가 괌에서 이륙해 훈련을 소화하고 나서 괌으로 귀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측에 사전에 비행 계획을 통보하지 않았고 주파수 등도 등록하지 않았으며 이 구역에 1시간 이내로 머물면서 '사고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고 덧붙였다.

또 비행 중 중국 측의 전투기와 맞닥뜨리지 않는 등 중국의 별도 대응도 없었다고 전했다

워런 대령은 구체적인 기종은 밝히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B-52 전략 폭격기 2대가 동원됐다고 전했다.

방공구역식별구역 설정이후 계획된 것이 이닌 오래전 계획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전 통보하지 안고 중국의 발표를 무시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중국은 지난 23일 우리나라와 일본이 각각 실효 지배 중인 이어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상공을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한국과 일본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강한 어조로 반발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B-52 폭격기 훈련이 이뤄진 당일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전날 "해당 지역은 영유권 분쟁 중이고 이런 분쟁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선동적이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말이나 어느 일방의 정책 선포가 아닌 공통된 의견 수렴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훈련 자체에 대한 발언을 삼가하면서도 중국의 일방적 조치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은 동중국해를 둘러싼 현재 정세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지역 긴장을 높이고 오판과 대치, 사고의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중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고 게리 로크 중국 주재 대사도 주의와 자제를 당부했다"며 "지역 국가와 함께 사안을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