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KO게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모르는 사람을 한방에 때려눕히고 달아나는 묻지마식 폭력에 행인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뉴욕 등 미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KO게임에 벌써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 SBS 8시 뉴스 화면>

미국에서 10대 청소년 사이에 묻지마식 폭행놀이인 일명 'KO(Knockout)'게임이 확산되면서 길을 가던 행인들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행인들이 잇달아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을 한방에 때려눕히는 일명 KO게임은 주로 노약자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식 공격으로 행인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9월 10일 밤 뉴저지 호보켄시에서는 거리를 혼자 걸어가던
노숙인 랠프 산티아고(49)가 10대 청소년 3명 중 한 명으로부터 갑자기 주먹으로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뇌손상을 앓고 있었던 산티아고는 갑자기 뒤에서 날아든 주먹에 맞아 땅바닥에 쓰러지면서 목이 부러져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범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을 검거해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KO게임은 지난해부터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데 주로 외진 골목길을지나는 행인들을 상대로 한방에 때려눕히고 달아나는 것이다.

산티아고와 같은 유사사건이 늘어나면서 뉴욕과 일리노이, 미주리, 워싱턴에서 베트남 남성 등 벌써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는 여성 국회의원도 KO 펀치에 가격을 당했다. 그레이스 멩 미국 하원의원은 뒤통수를 맞고 앞으로 쓰러졌다가 깨어났다. 멩 의원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상심리학자인 제프 가더는 "자기를 과시하고 흥분감을 느끼기 위해 이런 KO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찰은 올 가을 뉴욕에서만 KO게임 사건이 7건이나 발생했는데 이 중 여러 건이 유대인들을 노린 증오 범죄로 의심돼 뉴욕 경찰에 전담에 전담부서까지 나섰다.

브루클린 크라운 하이츠에서는 78세 여성이 묻지마 폭력을 당해 경찰력이 추가 배치됐다. 또 피츠버그에서도 작년 10월 50대 교사가 15세 청소년의 KO게임 피해자가 됐다. KO주먹에 맞은 이 교사는 넘어지면서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폭력의 가해자가 주로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폭력이 만연한 미국 사회에 대한 전문가들의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빠르게 확산되는 KO게임이 심각한 우려를 낳으면서 뉴욕주에서는 'KO공격 저지법'까지 발의됐다. 뉴욕 주의회 의원인 짐 테디스코는 지난 19일 묻지마 폭력을 하는 청소년을 성인과 마찬가지로 재판에 세우는 내용의 'KO공격 저지법'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