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LG전자 측이 목적지를 아이파크가 아니라 잠실선착장이라고 석연찮게 발표를 한 가운데 잠실 헬기장을 사고 3일째인 지난 18일 찾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아이파크는 한강변을 따라 정상항로를 비행하던 베테랑 조종사, 그것도 대통령전용기를 조종했던 두명의 조종사가 갑자기 경로이탈을 하려면 일부러 조종간을 돌리지 않는 한 삼성동 아이파크쪽으로 가기 어렵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조종사 출신 전문가들은 김포공항을 이륙한 헬기가 영동대교 정도에 당도하면 잠실 선착장이 시야에 들어온다고 한다.

잠실선착장에는 VIP들이 타고 내릴 수 있는 의전용 탑승대기시설이 전무했다.  황량한 겨울 강바람만 있을 뿐 눈비나 바람, 햋볕을 피할 어떤 그늘막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한 헬기운영회사 관계자는 "이곳은 차에 있다가 헬기가 오면 내려서 타야 한다"고 말했다. 멀리 삼성동 아이파크가 선명하게 보인다. 강변을 따라 정상비행하던 헬기가 방향을 튼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사진 이재원 기자>

잠실 선착장에서 찬바람(아이파크 쪽보다는 약했음)에 움츠러들자 크게 기지개를 한 번 켠뒤 당시 현장의 안개상태와 헬기비행을 했어야 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잠실선착장에서 반포와 양수리 구간을 오가며 관광헬기사업을 하는 한 민간항공회사 사무소를 찾았다. 항공회사 사무실이래봐야 컨테이너 박스가 고작이었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먼저 실제 이곳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한강변을 따라 관광비행 사업을 하는 '블루에어' 관계자는 "사고 당일 자신들은 헬기 운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티즌 독자가 촬영한 아이파크 전경. 멀리 한강이 보이고 사고헬기는 경기고 쪽에서 아이파크 102동을 향해 서서히 진입했다. LG전자 해명대로 잠실이 목적이라면 눈감고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 박인규 기장은 악천후에도 바다에서 석유나 가스를 채굴하는 시추선에 수없이 뜨고 내릴 수 있을 만큼 고도의 강훈련으로 단련돼야만 통과하는 대통령전용기 조종사였다고 말했다. 국적항공사 소속인 이 조종사는 "앞으로 LG전자와 항공당국이 조사결과를 은폐하고 조종사 실수로 몰아가 고인의 명예를 더럽힐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티즌 독자가 촬영한 사진은 아이파크와 한강의 위치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영업을 하는 회사가 운행을 안하면 손해 아니냐며 결항을 한 이유를 묻자 "우리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지만 그날은 안개가 심해 조종사가 뜨지 않는다고 해 조종사의 의견에 따랐다"고 했다.

조종사는 탑승객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약간의 위험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도 달았다.

두번째로 잠실 선착장의 환경을 살펴봤다. 이곳은 탑승객이 대기할 만한 대기장소가 어떤 시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과 차디찬 강바람에 쓸려 횡하니 펼쳐진 황량한 벌판에 불과했다. 4대강의 하나인 한강의 기적(?)을 즐기려는 지 자전거족이 드물게 완전무장한 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뿐이었다.

잠실 선착장에는 VIP를 위한 탑승자를 위한 대기시설이 아무 것도 없다. 한데서 기다리거나 자가용 안에서 기다려야 한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곳은 탑승자 대기실이 따로 없다. 국회의원이든 대기업 회장이든 어떤 VIP이든 대기장소가 차안이라며 차안에 있다가 헬기라 착륙하면 차에서 내려서 탑승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전용기는 약간의 위험도 허용하지 않아 강가에 착륙하지 않는다. 관광을 위해 B항공을 찾는 손님들도 한데서 기다려야 한다. 

B 항공사 관계자는 아이파크로 가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무슨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갈 일이 있는냐. 미치지 않고서 누가 가겠느냐"며 반문했다.

그는 명함을 줄수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정상적인 헬기운영이라면 사고 당일 헬기를 아예 띄우지 않는다는 것과 영리를 목적으로 하면서도 기장의 판단과 결정에 따른다는 것이다.(이 대목에서 휴일인 토요일 헬기를 띄웠던 LG전자와 규모만 다를 뿐 똑같은 회사인데 너무도 다르게 다가왔다)

또 이곳 헬기착륙장은 VIP들이 마땅히 대기할 만한 장소가 없다는 점이다. VIP에게 궂은 날씨에 차안에서 기다렸다가 헬기에 탑승하도록 하는 게 쉬운일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한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현장을 떠날 즈음 한 헬기조종 경험이 있다는 한 항공전문가는 "안개는 구름과 달리 떠다니는 물방울이다. 헬기가 착륙할 때는 안개가 끼어있어도  하강풍에 대부분 흩어져 아무것도 안보이는 게 아니다"며 "항공기가 하늘에 낀 구름 속을 통과해 비행하는 것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라고 강하게 읍조렸다.

최신기종인 S 76헬기는 여객기처럼 착륙과 이륙시 랜딩기어 버전으로 작동되고 자동항법장치와 GPS 시스템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눈감고도 비행이 가능하다"며 조종사 실수 가능성은 을 낮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