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국회를 찾았다. 취임 이후 첫 정기국회 시정연설이다. 

박 대통령이 재가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청구에 반발해 정당해산심판청구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곳이다.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정상회담 대화록 불법유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등 여야간 정예한 정국대치를 해소할 대책을 내놓을 지 관심속에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야권을 달랠만한 것은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30여분에 걸친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치현안에 대해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 등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합의한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되어가지만 대립과 갈등이 계속돼 매우 안타깝다면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은 조속히 진상을 밝혀 책임을 물을 일이 있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치개입 의혹을 받지 않도록 공직기강을 엄정하게 세우겠다고 강조하고 국회에 제출될 국정원 개혁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와 국회가 견제와 균형 아래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한 국정원 대선개입과 수사외압 등 관련책임자 문책과 대국민사과 등은 없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행정부의 수반으로 나선 박 대통령은 그동안의 정국파행에 대해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책임보다는 자신은 관계없는 듯 원론적인 수준에서 연설했다. 야권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혹평도 나왔다.

실제로 대통령의 시정 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도 엇갈렸다.
여당은 대통령이 야당의 주장에 충분한 답을 줬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연설에서 정답은 없었다며 냉담한 반응이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시정 연설이 야당의 주장에 충분한 답을 주었다며 박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인 사안을 포함해 여야가 합의한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만큼 이젠 국회가 화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시정 연설에 대해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규탄 대회를 열고 국가 기관의 대선 개입 특검 수용과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을 촉구했고, 법무부 장관 해임 건의안 등을 내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의석에서는 34차례 박수가 나왔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석에서만 박수가 나왔고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퇴장하는 대통령과 앉은 채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받은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손팻말을 든채 침묵시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