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이렇다할 투쟁을 보이지 않았던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노동계의 최대조직으로 박근혜 정부를 노동정책을 관망해오던 민주노총이 11월 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정부에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며 선을 긋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철도, 가스산업 민영화 추진에 맞서 이달 말부터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총파업 투쟁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정부들어 최대규모의 장외집회를 통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11월부터 투쟁국면으로 전환했다. 11월은 전태일 열사 추모제도 예정돼 전태일 정신으로 더이상의 기대를 접고 노골화되는 노동자 탄압에 대해 적극적 투쟁으로 나설 조짐이다.  

민주노총은 10일 오후 2시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5만여명(경찰 추산 1만7천여명)이 참석한 2013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내죽음을 헛되이 말라며 화염에 쓰러져간 전태일 열사 추모제를 앞두고 열린 이날 대회에서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전공노 등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박근혜 정권이 전교조 법외 노조화와 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으로 유신 독재를 부활시켰다"고 비판했다.

민노총은 이어 "정권과 자본이 역사의 시계를 30∼40년 전으로 돌린다면 노동자들도 (그에 맞춰) 초심으로 돌아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의 대정부 규탄은 계속 이어졌다. 민노총은 "박근혜 정부가 교사·공무원·특수고용노동자 등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겠다면 민노총도 합법적 지위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이것은 박근혜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투쟁하겠다는 의미"라고 대정부 투쟁을 천명했다.

민노총은 이달 말부터 공공부문 노동차 총파업 에 돌입한다는 투쟁일정도 밝혔다.

민노총은 "정부가 가스·철도 민영화 입법을 추진하는 이달 말부터 가스·철도 노동자들이 차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고강도 투쟁을 예고했다.

이날 참석 노동자들은 대회가 끝나고 청계천 전태일 다리까지 가두행진도 전개했다. 참석 노동자들은 을지로를 거쳐 청계광장을 지나 청계천을 따라 2.8km에 이르는 거리를 행진해 전태일 다리에 도착해 열사의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행진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도 벌어질 뻔 했지만 다행히 행진은 평화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경찰은 을지로 6가에서 신고 지역을 벗어나 행진하려는 참가자들에게 경고 방송을 하고 물대포를 한 차례 시범 발사했다.

노동자대회에 앞서 각 부문단위 노동자대회 참가 사전 결의대회도 열렸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 조합원 1,500여명이 집결해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조합원 최종범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삼성전자를 규탄하고 최종범 추모제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삼성이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있다며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또 종각 앞에서는 전교조 조합원 300여명이 12시30분부터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한 정부의 조치에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