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급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하면서 사상자가 최소 1,200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필리핀 적십자가 밝힌 가운데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

방재당국이 공식적으로 13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사상자수가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피해지역의 주변공항이 폐허로 변하고 전기가 끊기는 등 고립되면서 정확한 피해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8일 필리핀 동부에 상륙한 하이옌은 올 들어 가장 큰 태풍으로 기록되며 필리핀 중남부에 치명타를 안겼다.

방재 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중앙 필리핀 36개 주에서 428만명이 피해를 입고 이재민이 34만2,000명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하이옌은 올 들어 필리핀에 발생한 24번째 태풍으로, 1991년 태풍 '루스'이래 가장 큰 피해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그웬돌린 팡 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중부 레이테 섬의 주도 타클로반에서만 1천명 이상이 숨지고 사마르 섬에서도 2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리처드 고든 필리핀 적십자 총재도 1천명이 넘는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면서 "수많은 시신이 널려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세바스천 로즈 스탐파 유엔 재해조사단장도 약 22만명의 인명을 앗아간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직후와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났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헬리콥터 편으로 레이테섬 팔로 지역을 찾은 예리코 페틸라 필리핀 에너지 장관은 "수백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필리핀 방재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138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국은 태풍 하이옌으로 레이테 섬과 이스턴 사마르 주에서 118명과 16명이 각각 사망했으며 마바테와 삼보앙가, 수리가오 델 수르에서도 각각 1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한국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현지 주재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방재당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알바이 등 36개주에서 약 428만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34만2천명이 공공대피소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또 7개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고 상당수 건물과 가옥이 무너지거나 지붕이 날아가고 폭풍해일과 산사태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공항도 폐허로 변하는 등 인프라에도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상당수 피해지역이 고립된 데다 통신마저 두절돼 피해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팔로 지역의 경우 태풍에 쓰러진 나무와 전주 등으로 도로가 막혀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이 처음 상륙한 인구 4만명의 소도시 사마르 기우안 등 상당수 지역에는 여전히 통신이 두절된 상태다.

이에따라 군 당국은 이날 오전 C-130 수송기를 동원, 태풍 피해지역에 구호물자를 실어나르는 등 본격적인 구호활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