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렬 전 특별수사팀장의 하차를 불러온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대선 댓글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30일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담당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이 모두 상당히 일리가 있어 많이 고민했다"며 "기존 공소사실과 검찰이 추가하려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소장 변경이 선거법의 시효 제도를 침해하고 피고인 방어권을 침해한다는 변호인 주장은 경청할 만 하다"며 "심리가 현저히 지연되지 않도록 검찰이 신속히 절차를 밟아달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직원들이 원 전 원장의 지시로 트위터에서 5만5,689회에 걸쳐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글을 쓴 혐의를 발견해 공소장에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신청을 냈다.

기존 공소장은 원 전 원장이 작년 대선을 앞두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댓글을 쓰거나 찬반 클릭을 하도록 지시해 선거법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또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통해 추가로 기소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해서도 원 전 원장과 같은 취지의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4일 공판에서 이들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고, 원 전 원장과 사건을 병합해 남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속한 심리를 위해 공판기일을 매주 두 차례씩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소장 변경이 허가됐지만 이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검찰이 지난 17일 트위터 계정을 확보해 국정원 직원에 대해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집행 수사를 벌이자 국정원은 국정원법상 기관통보 미이행을 이유로 강력항의해 국정원 직원들이 석방되고 수사가 중단됐다.

윤석렬 여주지청장은 수사팀에서 배제됐고 다음날 윤 지청장은 공소장변경을 소신껏 법원에 제출했다.
이후 검찰수뇌부와 수사팀간에 서로 보고누락과 외압을 주장하며 국정감사장에서 치열한 논박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