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및 탈루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재현(53) CJ그룹 회장이 법원에 변호인을 통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 회장의 지병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유전병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CMT)', 고혈압·고지혈증 등 지병이 악화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부인으로부터 신장을 제공받아 이식수술을 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구속기소되면서 만성신부전증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신장 이식수술을 받아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 중이었던 이 회장은 최근 구치소내 병동으로 이감됐다.

CJ관계자는 "이 회장은 그동안 구치소 내에서 식이요법을 실천하면서 제한적이나마 건강을 챙겨왔다."며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최대한 자가식이요법으로 건강을 지켜왔지만 더이상 신부전증을 악화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의료진의 권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소견서를 받아 구치소에 제출한 뒤 서울구치소 지정 대학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았다.

법원은 검찰과 이 회장측 의견, 전문가 소견 등을 종합해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이 회장은 CJ그룹의 회삿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6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차명으로 운영하면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63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18일 구속기소됐다.
이 회장은 일본에 개인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CJ그룹 해외법인을 보증인으로 세우는 방식으로 회사측에 560여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