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횡령.배임의혹으로 구속돼 항소심 재판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판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이 항소심 첫 공판부터 빠짐없이 참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노소영 관장은 4월16일 첫 항소심 시작 이후 7월말 17차 공판까지 거르지 않고 최 회장의 재판을 지켜봤다.

1심공판 때는 한차례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된다.

특히 7월16일 16차공판에는 팔에 붕대를 한 채 법원에 나타났다. 여느 재벌가 안주인과도 확연히 구분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지금까지 비자금 조성이나 횡령, 불법정치자금 등으로 정몽구 김승연 박용성 이호진 조양호 회장 등을 비롯해 창업세대인 전두환씨에게 200억원씩 바쳤던 이병철, 정주영 김우중(150억) 창업주들이 법정에 섰을 때 이들의 부인중 누구도 법정에서 방청을 한적이 없었다. 철저하게 은둔하고 노출을 피하는 게 관례처럼 돼왔다.

최 회장은 시카고 대학 유학 시절 알게된 노소영씨와 1988년 결혼했다. 노 씨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여서 재벌과 권력의 결혼으로 주목을 끌면서 정략결혼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SK그룹은 이후 통신과 에너지 등 국가기반 산업인 알짜 공기업을 경쟁기업들과의 인수경쟁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차곡차곡 손에 넣으면서 사세를 크게 확장하며 고속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9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의 정보팀들 사이에선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않다는 얘기가 돌았다.
지난해에는 공식적으로 이혼설이 언론에 보도되며 이혼설이 일반에 공개됐다. 

재계에선 노 관장이 최 회장의 공판에 관심을 보이며 참석하는 것에 대해 우선 이혼설과 관련지어 보고 있다.
항간에 퍼진 이혼설을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혼설이 확산되는 것도 부담일 수 밖에 없다.

SK그룹 측은 이와관련 "개인적인 일이라 회사에서 알 수 있는 일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당사자들이 언급을 삼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언론보도 이후 공식적으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노씨 역시 이혼설과 관련해 한번도 사실관계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

노 씨는 세간의 이혼설에 아랑곳 하지 않고 대외 활동에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언론 인터뷰와 여성잡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회장 공판에 방청을 올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의 초점이 되고 이혼설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꿋꿋이 이겨내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딸, 재벌가 안주인으로 불리던 은둔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모습을 찾으려는 인생 2막을 열어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SK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의 이혼설 한겨레 보도.

이혼설은 지난해 6월 한겨레가 처음 제기됐다.

재계에선 1990년대 말부터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다는 얘기가 간간이 돌았지만 이혼설이 공식 제기된 것은 처음이었다.

한겨레는 지난해 6월 "최 회장이 이혼을 최종결심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2011년 9월부터 관계가 급격히 악화돼 별거 상태에 들어가 최근(2012년 5-6월경)이혼 결심을 굳혔다는 것.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9월부터 급격히 악화됐다.

최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어려운 처지에 놓였는데도 노소영씨가 최 회장을 위로하지 않고 오히려 바깥에서 남편을 비난하는 듯한 말을 한다는 사실을 최 회장이 전해들었다고 한다.

최 회장을 잘 아는 인사들은 “검찰 수사로 최 회장이 예민해져 있을 무렵, 노씨가 내조는 고사하고 이와 관련한 안 좋은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얘기를 최 회장이 듣게 됐다. 재판에 임하던 최 회장은 큰 충격을 받고 극도의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사석에서 아내와의 관계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매우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그룹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주변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확고히 했으며, 그가 최근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물론 해외 현장경영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도 최근의 개인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 출장중인 최 회장은 귀국하는 대로 노씨에게 이혼하자는 뜻을 공식 전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이혼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한 인사는 “최 회장은 이미 7~8년 전부터 노씨와의 성격 차이로 결혼생활을 매우 힘들어했으며 그 무렵 한때 노씨의 일방적인 이혼 요구로 고통을 겪기도 했다. 다만, 그룹 경영과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참아왔다. 결국 부부간 신뢰가 상실된 정략 결혼의 비극적 결말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두 사람의 이혼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노소영씨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