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10주기 추모제가 열린 3일 금강산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경색된 남북관계와 둥단된 금강산관광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은 3일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았다.

금강산 특구 온정각에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북측 대표로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자연스럽게 남북 고위급이 접촉했다. 현 회장과 원 부위원장의 만남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이후 2년 만이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외금강호텔까지 걸어가 VIP룸에서 1시간가량 단독으로 환담을 했다. 구두 친서는 이 자리에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명복을 기원하며 아울러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정몽헌 선생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금강산에 도착할 때까지도 북측에서 누가 일행을 맞을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행사 전 북측에서 이종혁 당시 아태 부위원장이 추모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통보해줬지만 이번에는 일체 언질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2009년 이후부터 북측에서 줄곧 실무진급을 보냈고 현재 남북관계도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여서 북측 고위 인사가 참석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원 부위원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최고지도자의 구두 친서를 전달한 것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져 현대측으로서는 기분좋은 일이다.

친서 내용이 표면적으로는 추모의 성격이지만 사실상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 회장이 금강산에서 돌아온 뒤 "금강산 관광을 결코 놓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금강산 시설물 상태는 관광이 중단된 지 5년이 흘렀음에도 호텔 등 시설물들이 비교적 깨끗하게 잘 보존돼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친서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