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의 회삿돈 횡령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9일)을 앞두고 최 회장의 측근인 김원홍 SK해운 고문이 타이완에서 검거돼 조만간 국내 송환된다.

김 고문은 최 회장이 횡령한 돈을 전액 선물투자에 운용한 최측근 인물이어서 재판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은 타이완에서 현지 경찰에 이민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증권사 영업사원 출신 무속인으로, 손길승 SK전 회장이 최 회장에게 소개하면서 최 회장이 모든 것을 믿고 맡길 만큼 측근인물이었다.

최 회장은 횡령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김 고문에게 6,000억원을 맡길 만큼 측근이었다.

김 고문은 지난 2011년 최태원 회장의 계열사 자금 횡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으로 도피했다. 최 회장에게 적용된 450억원 횡령금도 김 고문이 받아 운영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이미 증인으로 채택한 상태여서 오는 9일 예정된 선고공판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 회장 측은 김 고문에게 맡겨 김 고문이 모두 운용해 자신은 모른다며 혐의를 김 고문에게 미루며 김 고문을 고소한 상태다.

그러나 고려대와 시카고 MBA 과정까지 마친 최 회장이 뭘 믿고 증권사 영업직원 출신을 믿고 수천억원을 맡겼는 지 이해되지 않는 미스테리로 여겨지고 있다.

SK 주변에서는 김 고문이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을 때 상속세를 내는데 김 고문이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려준 것이 세금을 내는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김 고문을 통찰력이 매우 높은 사람으로 보고 무조건 믿고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고문을 묻지마식으로 믿었던 최태원 회장의 운명이 그가 철석같이 믿었던 김 고문의 입에 달려있다.

현재 감옥신세를 지고 있는 최 회장의 혐의 벗기노력이 김 고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고 SK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타이완은 2일 김 씨를 강제 추방의 전 단계로 출입국 관리 시설에 수감하면서, 한국 송환 절차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송환되는 대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횡령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