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보잉 777기종에 이어 꿈의 항공기, 소위 드림라이너로 이름붙여진 보잉 787기까지 사고가 빈발하면서 최신형 비행기 일수록 안전하다는 말이 상식으로 통하던 시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어도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사가 만든 항공기가 전세계 하늘을 가장 많이 날아다니고 있지만 여객기의 안전이 최신기종이라고 해서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는 얘기가 항공전문가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에어버스사의 A380을 능가할 21세기의 새로운 비행기 B787, 드림라이너 이야기다.

보잉 787의 굴욕은 상업생산되기 전인 시험비행단계부터 나타났다. 보잉사는 2010년 8월 롤스로이스 트렌트 1000 엔진이 지상 주행테스트 과정에서 작동불량을 일으켰다.

지난 2011년 9월 보잉 애버랫 공장에서 실시된  1호기 인도(ANA.전일본공수)는 당초 예정보다 3년 이상 늦어졌다.

첫 보잉 787 드림라이너를 인도한 후 사고발생도 초음속 수준이었다. 10개월 만에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사고가 발생한 것.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사고 기록이 이제 두자리 숫자로 접어 들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잦은 사고는 이제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신 비행기 일수록 안전하다는 느낌을 보잉 787 드림라이너에서만큼은 예외라는 농담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올해 초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연방항공청이 안전을 승인해 생산이 이미 시작된 기종에 대해 이례적으로 다시 정밀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보잉 787기가 각 항공사에 도입돼 운행을 시작한 지 불과 15개월 만의 일이다.

보잉측은 "여객기 운행 과정에서 나타난 어떤 것도 여객기 자체의 성능을 의심할 수준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보잉 787기의 기체결함 문제가 자주 보고되고 있어 승객들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올해 초에는 나흘 연속 기체결함 보고가 되기도 했다.

7일 미 보스턴에 착륙한 뒤 보조동력장치의 배터리에서 불이나 40분만에 진화. 　-8일에는 보스턴에서 이륙 전 150ℓ의 연료가 새는 사고. -9일에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출발 전 브레이크 문제로 운항 취소. -10일에는 기체에서 연료가 새고 조종석 유리 균열.

드림라이너 787기가 가장 최신 기술이 총망라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B787기를 운항하는 전 세계 항공사는 일본 ANA(17대)와 JAL(7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6대), 인도항공, 카타르항공(이상 5대), 에티오피아항공(4대), 칠레 LAN(3대), 폴란드 LOT(2대) 등이다.

8개 항공사가 운영중인 B787기 49대는 모두 초기 모델인 B787-8이다

일부 항공전문가들은 최신 기술만을 갖다 붙이다보니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에는 미국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항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FAA와 일본 국토교통성산하 민간항공국이 전면조사에 착수,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조사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B787기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불안감이 확산되자 2016년말부터 10대를 도입할 예정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지난 1월 CNN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신형 항공기는 출시 초기에 정비상 문제점들이 발견된다"며 "787기 문제가 예외적인 것은 아니며 보잉사를 전적을 믿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도입할 기종이 787-9로 현재 운항중인 기종의 결함이 개선된 다른 기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수많은 생명이 타고 있는 787기는 최신기종이라고 보잉이나 대한항공 모두 여러차례 공포했던 사항이다. 변치않는 것은 비싼 돈을 내고 타고 있는 승객들이 전쟁터의 총알받이처럼 이윤을 추구하는 다국적 항공제작사의 끊임없는 실험대상이란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보잉 777기가 처음 나왔을 때 숱한 사고가 이어졌지만 현재는 가장 잘 팔리는 기종이 됏다.

787기가가 안정화돼 부작용이 개선되기까지 수많은 생명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하늘을 날고 있는 787기는 보잉이 인도할 때 유나이티드 항공의 6대를 빼면 대부분 중동과 남미, 아시아지역이다. 실험대상이 미국인이나 유럽인보다는 그 외의 지역들이어서 자국내 투입은 다른 나라에서의 운항을 지켜본 이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