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7 비행기가 솔직히 21세기의 새로운 첫번째 비행기이다, 이 비행기에 우리는 보잉 707기 제작 이후 많은 변화를 담았다. 그래서 오늘을 항상 기억할 것이다."(짐 알바 보잉 상용기 회장 2011년 9월 1호기 인도식)

2 009년부터 2011년까지 B787기를 순차적으로 10대를, 2013년까지 추가 구매옵션으로 10대 등 20대 도입해 찬환경 경영으로 세계 10대항공사로 도약하겠다.(2005년 4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두 수장이 787기에 거는 기대가 듬뿍 담긴 말이다.

보잉 787기는 A380에 대적할 보잉사의 야심작으로 '드림라이너, 꿈의 비행기'로 불린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두 항공파트너 수장이 제시한 비전은 이미 금간 지 오래고 CEO로서의 체면도 구겨졌다.

항공전문가 사이에선 알바 회장의 말이 무색하게 드림라이너는 21세기의 신형 비행기 중에 단기간에 사고를 많이 낸 비행기로 1등을 달리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보잉 787기는 올들어서만 벌써 여섯차례나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달 13일에는 화재사고 등 하루에만 두차례나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히드로공항에선 공항 외곽에 계류 중이던 이디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87기에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하얀 소화분말을 뒤집어썼다.

또 비슷한 시각, 맨체스터공항에서도 톰슨 항공 소속의 보잉787기가 승객 291명을 태우고 이륙 한 시간 만에 기술적 문제로 회항했다.

앞서 지난 1월, 일본에서는 787 항공기의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해 전세계적으로 4개월간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운항 재개 이후에도 미국 휴스턴 등에서 기체결함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이에따라 '보잉 787기 도입 프로젝트'를 계기로 '세계 10대 항공사'로 비상을 꿈꿨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구상은 이륙도 하기 전에 추락할 판이다.

조 회장은 2005년 4월 B787(Boeing 787 Dream Liner)기 도입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787기를 20대 들여와 세계 10대항공사로 도약하겠다며 의욕적인 마스터플랜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09년~2011년 사이 10대를 우선 도입하고 2013년까지 추가구매 옵션으로 10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조 회장은 2007년 확정한 '장거리항공 운영방안'을 확정하고 도입 계획을 재확인하고 세계10대항공 도약 의지를 다짐하고 도입을 서둘렀다. 

하지만 시험비행 단계에서 엔진 작동불량 등의 성능결함으로 수차례 납품 연기가 이어지면서납기내 인도가 무산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도입시기도 2016년 이후 10대를 도입하는 것으로 연기됐다.

이에따라 '친환경 녹색경영'과 기령 노후화에 따른 대책으로 최첨단 기종 위주로 기단을 재편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경영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장거리노선 개발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B787기를 앞세워 아프리카와 남미 등 현재 미취항 지역인 장거리 신규 노선에 투입할 적합한 기종으로 B787기를 잡았지만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조 회장은 B787기 도입계획 발표 당시 "보잉 787 드림라이너를 도입함으로써 대한항공은 지역 및 장거리 운행에 대한 유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 승객들은 새로운 기내 환경과 비행 즐거움을 제공하는 787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B787기는 2010년까지 세계 10대 항공사로 도약하려는 대한항공의 목표와 부합할 뿐 아니라 10%의 경비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에 도입한 항공사들은 당초 보잉의 발표와 달리 성능에 미달하고 있어 고민을 안고 있다. 업게에선 대한항공도 보잉의 사정으로 인해 도입이 연기된 게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보잉의 B787기 냡품이 지연되면서 주력기종을 첨단화한다는 경영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소개된 항공기 보유현황에 따르면 총 보유 여객기는 121대다. 이 중 기령이 30년 이상돼 단종된 구형 B747이 15대다. 787기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

대한항공이 B787기종을 전략 기종으로 선택한 것은 보잉사가 최첨단 친환경 기종으로 공을 들여 개발한 친환경적 최첨단 기종이라는 점에서 택했다.

하지만 이미 B787기를 도입해 운영 중인 해외 항공사들은 실제 성능이 보잉이 발표했던 기준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으로서도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도입 때까지 개선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올해초 787기가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고뭉치로 전락하자 지난 1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초기 운영기종은 정비상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말해 꿈의 비행기라는 수식어를 사실상 포기했다. 

보잉에 따르면 B787 제원은 보잉사가 100억 달러, 우리돈으로 10조원 이상을 들여 개발한 것으로 기체의 절반 이상을 가벼운 첨단 소재로 만들어 연비를 20% 이상 향상했다.

또 가스배출과 이.착륙시 소음을 낮춰 친환경성은 물론 인체공학적인 기내 인테리어로 승객의 편의를 증대시킨 최신기종으로 2007년 공개 당시부터 항공산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보잉사는 B787기를 5,000 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1995년부터 운행에 들어간 보잉 777기를 대체할 최초의 신형 항공기로 대당 가격이 1억 6200만달러, 약 1천500억원을 호가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항공여객 시장에서 친환경 기종은 사활적 문제여서 항공사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키 위해 주문이 밀리면서 보잉은 20년간 B787기 5,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대한항공이 B787에 목을 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4월 포브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세계항공사 가운데 17위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보잉의 인도 지연과 함께 크게 홍보를 해놨던 787기 도입 계획 차질로 유.무형의 피해를 입고 있지만 겉으로 큰 소리는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시장이 미국과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의 독점구조이다보니 인도 시기가 늦어져도 이를 대체할 다른 선택의 폭이 좁은 현실이다. 

보잉측에 손해배상을 청구설이 나오는 등 갈등이 비쳐지자 보잉사 회장이 국내를 방문해 조 회장과 협력관계를 다지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측간 납기를 준수하지 못한 보잉사측에 대한항공이 클레임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겉으로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밑에서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회장은 국제 체육계로 발을 넓히기 위해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들었다. 

IOC 위원은 국가원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만큼 명예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며 국내에서는 김운용 위원에 이어 이건희, 박용성 두 명이 대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