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전 60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가졌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전협정일을 전승절로 부르는 북한은 27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만여명의 병사가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펼쳤다. 정전 기념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가진 것은 20년만이다.

열병식에는 일제 강점기 항일무장활동을 재현했다는 백마 탄 기마부대 행진과 6.25전쟁에 참전했던 부대들이 전쟁 당시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어 견인포와 방사포, 장갑차 등 각종 무기들이 퍼레이드를 했다. 행렬에는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이 등장하고 평양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행진했다.

검은색 인민복을 입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주석단 한 가운데서 열병식을 지켜봤다.

김 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과 달리 이번에는 연설하지 않았다.

특히 북중 우호관계가 이상이 없음을 이번 열병식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북한 수뇌부가 자리한 주석단에 열병식에 참석차 방북 중인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과 이따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열병식은 집권 2년차를 맞은 김정은 체제가 매우 공고하다는 것을 내외에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열병식 행사를 생중계 했고, 러시아와 중국 언론사는 물론 영국 BBC 등 서방 언론사를 대거 초청해 취재를 허용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신형무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행사장엔 신형무기는 없었고 해외에서 밀수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이 제작한 헬기가 등장했다.

북한군의 H-500 헬기로, 우리 육군이 보유한 500MD 헬기와 똑같은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미국이 개발한 이 헬기를 1980년대 유럽 국가들을 거쳐 밀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에선 퇴역을 앞두고 있는 노후기종이지만, 북한이 실전에 투입했을 때 아군헬기와 구별이 어렵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SA-2 지대공미사일도 열병식에 등장했다. 파나마에 억류된 북한 선박에서 발견된 부품이 이 미사일 부품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열병식에 300여 대의 장비가 나왔지만 신형무기는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핵무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방사능 표지가 들어간 배낭을 멘 부대가 등장했고, 지난해 공개된 신형장거리미사일 KN-08에 회색 페인트를 칠했다.

당국은 최근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무기를 공개하지 않았거나, 추가로 공개할 무기를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란 두 가지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