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습지 보전을 위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를 반대하며  장기간 단식농성을 벌인 지율스님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정효채)는 24일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다시 찍을 경우 문제가 된 문장과 사진을 삭제하고 위자료로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지율 스님이 문 의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

지율 스님은 "자서전 가운데 자신이 종점 스님의 지시에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문 의원이 단식 때마다 찾아가 만류하고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는 내용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다. 

또 지율 스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천성산 터널 노선 재검토를 공약했다는 내용도 실제 약속한 백지화와 다르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해인사 방문 이후 조계종 종정 스님이 국책사업에 협조할 것을 종단에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종정 스님이나 종단이 직접 지율스님에게 지시와 방침을 내리지 않았더라도 자서전 내용을 허위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안 노선 재검토를 공약한 사실은 인정된다. '재검토'는 '백지화'와 의미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면서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문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문 의원은 2011년 출판한 자서전 '운명'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사회적 갈등을 조정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율스님을 언급했다.

법원은 앞서 지난 6월28일에도 지율 스님이 언론사를 상대로 낸 '1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민사14부(재판장 배호근)는 "천성산 터널 공사 손실액을 허위로 부풀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1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율 스님의 패소를 판결했다.

이 사건은 과거 두 차례나 지율 스님이 이겼던 것과 동일사건이어서 재판결과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소송 대상은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보도된 기사와 칼럼이다.

기사는 지율 스님의 천성산 터널 공사반대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1년간 2조5,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지율 스님은 이에대해 “조선일보가 천성산 공사 중단기간과 이로 인한 손실액을 부풀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를 제기했다. 지율 스님은 사실과 달리 1,176배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앞서 지율 스님은 지난 2008년에도 같은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언론중재위와 법원의 결정으로 조선일보는 정정보도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또다시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자 지율 스님도 소송으로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번에는 “해당 기사는 환경운동가들이나 환경보호단체들의 과잉 활동이 자칫 국책사업의 지장을 초래해 국가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으로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지율 스님은 “동일 사안을 뒤집는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