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증가하던 커피값 지출이 5년만에 처음 감소됐다. 이는 경기둔화와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가계 소비지출이 극도로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전국·2인 이상) 커피 및 차 관련 지출액은 전년 동기(8천624원)보다 1.4% 적은 8천500원으로 집계됐다. 커피 및 차 관련 지출액이 전년도보다 줄어든 것은 2007년 4분기(-1.3%) 이후 21분기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008∼2012년간 커피 및 차 관련 지출액은 매분기 전년 동기대비 평균 10.5%의 증가율을 보여왔다.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에는 2.9%로 위축됐지만 증가세를 지켜냈고, 유로존 재정위기의 여파가 닥쳤던 작년 1∼4분기에도 전년대비 5.7∼8.5% 증가를 이어갔다. 

이렇게 각종 위기에도 잠시 주춤했을 뿐이었던 커피 관련 지출액 증가가 올해 멈추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와 자산가치 하락이다. 소비자들이 최근 유례가 드물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월평균 가계 소비지출은 254만3천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줄어 2009년 1분기(-3.6%) 이후 4년만에 첫 감소를 나타냈다. 

이에 더해 맥카페 등 중저가 커피전문점의 증가와 소비자가 원두를 사서 직접 내려 마시는 핸드드립 커피의 확산, 인스턴트 커피의 고급화 등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류 지출은 9천785원으로 10.1% 늘었고 담배 지출은 1만6천938원으로 8.8% 감소했는데, 경기불안이 높아지면서 술값 지출이 늘고 흡연규제 강화로 담배 소비가 준 탓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