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전 행장 후임으로 선임된 이건호(54.사진) 국민은행장의 첫 공식데뷔전인 취임식 행사가 노동조합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 행장은 22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 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낮 12시부터 노조원들이 본사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이 행장의 출입을 막았다.

노조원들은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 행장이 오후 3시 50분쯤 도착하자 어깨를 걸고 “이건호는 물러나라” “관치인사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행장은 오전에도 출근길에 천막농성중인 조합원들에게 막혀 출근하지 못햇다.

이 행장이 대화하기 위해 농성 중인 노조원들에게 다가서려 했지만, 경비 직원들과 취재진에 막혔다.

일부 노조원들은 이 행장을 향해 계란 10여개를 던지며 계란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이 행장은 10분 가까이 직원들과 경비원들에게 둘러싸여 본사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 행장은 “경사스러운 날에 우리 식구들끼리 이런 모습을 보이게 돼 참 불행한 일이고, 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제가 마음을 열고 계속 대화 노력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취임식을 기다리던 수십명의 임직원은 돌아가고 이 행장에게 건네려던 꽃다발은 써보지도 못한 채 철거됐다.
취임식에 맞춰 인쇄했던 ‘이건호 은행장 취임식 2013.7.22’ 플래카드도 쓸모가 없어졌다.

이 행장의 안착은 당분간 쉽지않아 국민은행은 당분간 경영진과 노조간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이날 오전 노조의 저지로 첫 출근이 무산됐다. 하지만 오후 취임식을 밀어붙이며 국민은행 안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행장은 출근을  못하더라도 주어진 권한 행사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신의 체제에 맞게 후속인사를 수행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건호 행장 출근부터 취임식까지 왜 거부?  = 이건호 행장은 관치인사와 전문성 두가지 면에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있다.

노조는 이 행장이 금융위원회의 영향을 받는 금융연구원 출신인데다 은행 경력이 2년도 안돼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행장은 2011년 국민은행 리스크 당당 부행장으로 처음 은행에 발을 디뎠다.  그 전까지는 예금보험공사 자문위원으로 있었다.

이 행장이 노조원들을 자극하며 반발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 행장은 출근 첫날부터 취임식을 추진하면서 노조를 일부러 자극해 노조로서는 일종의 도발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을 필두로 김용수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까지 챙겨주듯 KB금융지주 홍보담당 부사장에 임명하는 등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