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추징금법이 12일 발효됨에 따라 검찰이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서 고가의 미술품 130여점을 압류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서는 고 이대원 화백의 나무그림(200호)을 압류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추징금 전담팀'과 '압수수색팀' 등은 16일 오전부터 외사부검사와 수사관 등 87명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씨 자택과 장남 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와 연천 허브빌리지, 자녀들이 사는 집 등 17곳에 추장금집행과 수사진을 투입했다. 

압류진행팀은 전 전 대통령의 자택에 들어가 국세징수법에 따라 압류목록에 명시된 품목에 빨간 딱지를 붙여가며 압류절차를 밟았다.

땅속에 재산을 숨겨졌을 가능성에 대비해 금속탐지기, 고가의 미술품을 운반하기 위한 무진동특수차량까지 동원했다.

이날 압류물품 중에는 단연 전 전대통령 자택 벽에 걸린 나무 그림으로 고(故) 이대원 화백의 200×106㎝(200호)짜리 작품으로 값은 시가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작품의 크기(가로 2m, 세로 1.06m)가 커 가져오지는 않고 압류물 표목(빨간딱지)을 붙여놓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공매에 넘겨 매각대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검찰은 파주에 있는 재국씨의 미술품 창고 등에서 그림과 도자기 등 미술품 130여점을 압수했다.

전담팀은 눈에 띄지 않는 재산이 있을까 집 안 곳곳을 뒤졌다. 전 전 대통령 부부가 쓰는 침실과 내실, 화장실, 지하실 물탱크까지 뒤졌다.

검찰이 압류 절차를 진행할 때 전 전 대통령 부부는 집 안에 있었지만 특별한 저항은 없었다.
전 전 대통령내외는 압류장면을 직접 보지 않고 집안일을 돕는 사람들이 입회인으로 안내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압류 처분을 지휘하는 검사에게 '수고가 많다. 전직 대통령이 이런 모습만 보여줘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자 여사는 친정어머니 사후 가져온 장롱에 빨간 압류딱지가 붙자 울먹울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류와 재산 수색은 오후 4시가지 7시간 동안 진행됐다. 압류물 목록 등이 적힌 압류조서는 전 전 대통령내외 대신 집도우미 2명이 조서에 서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 1672억 원을 내지 않은 상태며, 검찰은 지난 5월부터 추징금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