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새누리당이 11일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의 '귀태(鬼胎.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 발언을 문제삼고 12일에도 이틀째 막말 공세를 폈다.

대선댓글 사건과 대화록 공개 등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을 다뤄야할 중요한 시기에 불거진 막말 논란을 앞세워 정국반전을 꾀하겠다는 것. 
 
청와대는 12일 민주당에 "국민과 대통령께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민주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압박했다.

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어제 민주당의 홍익표 원내대변인 발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우리 대통령에 대해 북한에서 막말을 하는 것도 부족해 이제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망치고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일이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 수석은 "사실 보도된 내용의 일부분만 접하고도 상당히 심각한 발언"이라며 "민주당의 대변인이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서 사전에 충분하게 준비된 자료를 갖고 나와서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에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 그리고 국민이 했던 대선을 불복하고 부정하는 그런 발언들이 최근 민주당의 공식 행사에서, 그리고 실명으로 계속 연이어 왔다"며 "우리는 이 부분을 단순히 정치권에서 있는 그런 막말 수준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52일 동안 정부 출범을 가로막고 협조하지 않은 것까지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어제 야당의 공식 발표, 대변인을 통한 준비된 내용의 공식 발표에 정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계속 대선에 불복하고, 국민의 선택을 이렇게 부정·부인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서 어떻게 상생의 정치를 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송무백열(松茂栢悅)',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이다. 여야가 서로 존중하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격려하면서 정부와 야당, 정부와 국회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그런 의미"라며 "배려와 존중 속에서 선의 경쟁을 하자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대변인이 이렇게 한 발언이 민주당의 당론인지 묻는다"면서 "야당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추후 법적조치 검토 등 여부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공당이고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위대한 선배들이 이룩한 그런 정당의 체면이 있고 자존심, 수준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정됐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을 위한 국가기록원 방문, 진주의료원  국정조사,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 공청회 등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 또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의원직 사퇴도 촉구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전날 홍 의원이 국민을 경악하게 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전날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요청한다"며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어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묻는다"며 "민주당 측에서는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성 발언을 무수히 쏟아내고 있는데 이것이 민주당 전체의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전체의 뜻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며 "이런 불복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인사에 대해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한 뒤 "새누리당은 홍 의원의 사퇴와 불복성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다면 국회의 모든 활동에 대해 투쟁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국회의 모든 상임위와 관련된 활동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여권이 귀태발언을 계기로 총공세에 나선 것은 국정원 국정조사 물타기, 국회를 무시한다며 반박했다.

민주당은 여권의 역공이 국정원 국정조사 차질 등을 우려해 대응책으로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사과와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하고 김한길 대표도 유감을 표시했다.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의 말씀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원내대변인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도 김관영 수석대변인을 통해 "어제 발언은 좀더 신중했어야한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국정원 국정조사 등 모든 국회 일정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