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8년만에 두배로 늘어나 1,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는 3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부를 상대로 가계부채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가 출석했다.

현오석 기획재정부장관은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규모, 증가 속도, 금융시스템으로 볼 때 위기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계 부채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 아래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해진 근본 원인이 경기 불황 장기화와 부동산 침체여서 정부의 처방이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961조6천억원이다. 가계부채는 2004년 말 494조2,000억원에서  8년여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가게부채는 외환위기 이후 급증세를 보이다 최근 수년 간 경제성장이나 소득증가세를 앞질렀다. 999∼2012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11.7%로,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7.3%)과 가계의 가처분소득(5.7%) 증가율을 앞지르며 한국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혀왔다.

2011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8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 74.5%보다 높은 상황이다.

다행히 가계부채 증가세는 지난해 말 963조8천억원 이후 다소 주춤세다.
정부가 2011년에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추진하고 부동산 경기도 장기간 침체국면을 보인 점이 영향을 주면서 증가세는 억제되고 잇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사후적으로 봤을 때 유동성 증가와 저금리가 높은 상관관계 있었지만 (부채가 늘어난 것은) 가계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늘어난 유동성이 수요를 맞춰준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선 가계부채의 구조적 측면은 다르다. 일시상환 대출 비중이 높고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일시상환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33.7%다. 비거치식 분할상환 비중은 13.9%, 고정금리 비중은 14.2%에 머물고 있다.

단기·일시상환, 거치식 분할상환 비중이 높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중 72%(은행권 기준)는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고 있어 가계대출의 지속적 증가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