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적국 우방국 가릴 것 없이 모든 것을 엿듣고 엿보는 스파이 도청국가다"

전직 요원 출신 스노든의 폭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유럽연합 본부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미 대사관에 스파이 행위를 한 의혹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적국 뿐 아니라 우방국까지 무차별적으로 도청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미국과 우방국 간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30일 인터넷판을 통해 NSA가 38개국의 미국 주재 대사관을 표적으로 도청과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염탐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독일에서 하루에 수천만건의 전화통화와 인터넷 사용 기록을 수집.저장하는 등 유럽 국가를 겨냥해 대규모 정보수집 활동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같은 스파이 활동 대상 38개국 목록에는 적대국이나 중동지역 국가 외에도 미국의 우방국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슈피겔지도 NSA의의 비밀문건을 입수해 NSA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를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NSA는 또 미국 주재 EU 사무실도 도청했고 EU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 스파이활동을 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NSA 활동을 폭로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비밀문건을 통해 드러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유럽연합과 독일, 프랑스 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정부에 사실여부를 공식 질의했다.
EU는 도청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미국이 EU를 적국으로 간주한 것이라며 양국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 슐츠 EU의장은 "사실일 경우 큰 충격"이라며 "유럽을 마치 적으로 대하며 위협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은 한층 강경한 태도다. 독일 연방검찰은 NSA 전자감시 프로그램이 독일 국내법을 위반했는 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역시 스파이 활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도청의혹은 양국간 FTA 협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U와 미국은 FTA 협상을 곧 시작할 예정이지만 FTA 협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