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의 밀어내기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드러낸 시발점이 된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폭언협박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한 피해 대리점주에 대해 경찰이 불기소 의견을 사건을 송치했다.

반면 검찰은 밀어내기와 물품강매 행위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보고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과 김웅 대표에 대해 조만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남양유업 대리점주 김모씨 등 2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7일 남양유업 전(前) 영업사원 이모(35)씨는 자신과 대리점주 간 욕설 파일이 인터넷에서 유포돼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진정서에서 "녹취 파일 유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보인다"며 "욕설 한 부분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고 주장했다.

음성 파일에는 이씨가 대리점 업주에게 "물건을 받으라"며 "죽여버리겠다" 등의 폭언을 퍼붓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음성파일은 지난 5월3일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에 남양유업은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씨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경찰은 김씨 등 2명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할 수 있는지 수사했다.

경찰은 검토결과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판단해 김씨 등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녹음 파일로 이씨의 명예가 훼손된 점이 있으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고 인터넷 유포 이후 이른바 갑(甲)과 을(乙) 간의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이 이뤄진 점으로 볼때 공익적 목적이 크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갑의 횡포를 일삼은 남양유업 사주들에 대해서는 엄단한다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곽규택)은 지난 17일 김 대표에 이어 19일 홍 회장을 연달아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남양유업에 대해 대리점에 대한 물품 강매와 금품상납 등 투트랙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조사 내용에 따라 김 대표와 홍 회장을 추가로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남양유업에 대해 지난 5월6일 남양유업 본사와 지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정치권과 검찰은 남양유업이 갑을관계 청산에 대해  대국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4일(월) 전국의 1,000여 대리점주들과 함께 상생협력방안에 완전 합의했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뿌렸다.

하지만 정작 갑을관계를 폭로한 피해대리점주들은 사업을 망하고 거리로 나앉아 있지만 엉뚱한 대리점주들만 그 덕을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후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피해대리점주들은 현재 남양유업에 대해 7천억원의 피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남양유업에 대해 을의 눈물을 제대로 닦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