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속에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대책본부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권영세 주중대사와 김무성 의원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관련 대화록을 입수했음을 알려주는 발언을 해 사전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주중대사는 집권하면 대화록 공개를 언급한 녹음파일이 공개된데 이어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은 중진연석회의에서 대선 전 대화록을 입수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 주중 대사가 작년 12월 10일 집권하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을 공개할 계획임을 언급했다며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녹음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에따라 국가기록물인 대통령기록물을 대선을 앞두고 사전 유출 논란과 함께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교감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개된 녹음파일 내용은 "NLL 관련 얘기를 해야되는데... NLL 대화록있잖아요? 자료구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역풍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그것은 컨딘전시 플랜이고 도 아니면 모구할 때 아니면 못까지.."라고 했다.

이어 "대화록 작성하는데에서 거기서 들여다 볼 수 있으니까 때문에 그래서 이거는 우릭 집권하게 되면 까고...."라고 했다.

당시 대선 선대위 총괄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도 대선 전 대화록을 입수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26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대화록을 입수해 읽어봤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의원은 "내용이 너무 엄청나 손이 다 떨리더라"며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협조를 안해줘 결국 공개를 못했다"고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은 덧붙였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국가기록원과 국정원에 1부씩 보관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불법 유출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입수 경위를 놓고 관권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김 의원은 대선전 대화록 입수설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은 "NLL 문제는 대선 당시 최고 핫이슈였기 때문에 정문헌 의원에게 내용이 무엇인지 물어봤고, 정 의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종합정리한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민주평통 발언록과 정 의원의 얘기를 종합해 우리가 자체로 만든 문건"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내가 회의에서 문건이라고 얘기했지, 원본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면서 "(회의록) 원문이 있었다면 (유세에서) 전부 읽었지, 일부만 읽었겠느냐. 원문을 입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새누리당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이 지난해 12월 10일 여의도 소재 한 식당에서 '집권시 대화록 공개 계획'을 밝혔다"고 주장하며 녹취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권 주중대사가 구체적으로 3개의 패러그래프(단락)에 해당하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 공개된 대화록 전문과 거의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NLL 대화록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이미 불법·무단으로 유출돼 '정상회담 분석보고서'라는 내용으로 정제됐고, 이 전 대통령과 여러 사람들이 기밀자료를 들여다봤으며 공유했음이 분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권 대사는 이날 주중 대사관 홍보관을 통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부끄러운 점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촉구와 함께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심각한 국기문란을 방조한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몰랐더라도 선거운동본부에서 행해진 국기문란에 대해 국민에게 책임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방도 격해지면서 감정으로 치달으면서 막말도 쏟아졌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북측을 변호해왔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만약 이런 것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저는 노 전 대통령은 '반역의 대통령'이라고 규정지을 수밖에 없다"고 막말을 내뱉었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무오사화, 박 대통령을 폭군인 연산군에 빗대며 도를 넘은 언사를 퍼부었다. 우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공개 과정을) 사주·묵인·방조했다면 연산군과 무엇이 다르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