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조세 회피처에 서류상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독립언론 뉴스타파는 15일 국제탐사보도팀과 함께하는 공동프로젝트 7차명단을 발표를 통해 외환 위기 당시 예금보험공사와 산하 기관 직원들이 조세회피지역에 페이퍼컼퍼니를 설립했다고 폭로했다.

뉴스타파는 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페이퍼컴퍼니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지난 1999년 조세 회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서류상 회사 두 개를 설립했다. 예보는 2006년까지 7년 넘게 명의를 예금 보험 공사와 산하 기관 임직원 6명의 이름으로 해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있다.

이근행 총괄PD는 "수천만 달러의 금융 자산이 예보 개인 직원 명의의 페이퍼 컴퍼니와 이와 연결된 해외 계좌로 오갔다면 그 과정에서 금융 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횡령 등 금융사고 의혹을 제기했다.

예보는 또 이런 사실을 당시 감독 기관이나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이런 의혹을 더욱 짙게하고 있다.

그러나 예금보험공사는 해당 회사가 외환위기 당시 퇴출 대상이 된 삼양종금의 해외 자산 회수용으로 설립된 것으로 2,200만 달러 회수에 기여했다고 해명했다.

또 대응이 늦으면 자산 은닉 위험이 있어 승인에 시간이 걸리는 예보 명의 대신, 직원 명의를 쓴 것이라며 금융사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욱호 예금보험공사 이사는 "이게 개인이 하는 게 아니고 소속된 전담팀을 구성해서 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법적 권한이 있는 파산 관재인의 위임을 받은 조처로 보고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관련 자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와 별개로 한국인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180개 서류상 회사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시민들이 명단을 보고 관련된 정보를 함께 규명해나가자는 취지"라며 "시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