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회담 결렬 직후 맞은 6·15 공동선언 13주년 기념식에서 야권 지도부는 일제히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는 '이제까지의 남북관계는 모두 굴종이었다'는 식으로 6.15 선언, 10.4 선언의 정신을 부정하고 남과 북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굴종과 굴욕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대결상태에 놓여있던 한반도를 우리 민족끼리 대화와 협력으로 통일로 나아가게 하자는 것이 6.15 공동선언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야권 지도부는 자주통일의 대원칙에 따라 무엇보다 남북간 대화가 중요하다면서 회담의 격을 따지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북한에 끌려 다니기보다 글로벌 스탠다드, 즉 세계적 기준에 따라 원칙론적으로 접근할 때가 됐다며 박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6·15를 맞아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 밑바탕에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자세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 대변인은 북측이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야 남북관계의 진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6·15에 부정적인 보수성향 지지층을 의식한 것이다.

격을 따지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되고 정부의 민간부문 6.15 기념 공동개최를 반대하면서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 기념식을 남측과 북측이 제각각 치러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