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이 공정위의 역할부족을 지적했다.

공정위 전체업무의 절반 가까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서울사무소 이전식 축사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소장 이성구)가 정부과천청사로 이전을 완료함에 따라 10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이전식을 개최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지난 4월 서울 반포동 청사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전했고, 7일 심판정까지 설치하면서 이전절차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새출발을 하게됐다.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서울·경기·인천 및 강원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과 관련한 각종 경쟁·소비자법 위반 사건을 담당하며, 공정위 전체 사건의 45%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이전식 축사에서 "최근 사업자 간 불공정 거래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며 "그러나 공정위가 이를 적시에 처리하지 못해 사회적인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민원처리 기간이 길어지기 일쑤고 민원인들은 처리결과를 기다리다가 지치기 십상이고 불만이 커진다.

공정위는 인력부족을 핑계로 내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공정위는 조직 스스로 공정거래질서를 감시하는데 소홀 내지 불공정거래 행위를 묵인, 방관해왔다.

노 위원장이 "앞으로 조직, 인력을 주어진 임무와 권한에 부합하게 확대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하겠지만 우선 지방사무소의 운영 효율화와 역할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적절한 지적으로 보인다.

휘둘려서는 안되는 경제민주화의 최후보루이자 최선봉에 위치하고도 정권에 따라 춤을 춰왔다. 이명박 정권때는 기업 프렌들리에 맞춰 정치색마저 엿보였다.

지난해 4대강 사업의 담합사실을 적발해 거액의 과징금을 매기고도 고발하지 않았다.

고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이 4대강사업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민원인이나 중소 하청업체는 불만이 쌓여왔다.

중소기업들은 뻔히 아는 연간단가계약을 공정위 소속 직원들은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모르쇠했다.

중소기업을 위해 있는 중소기업중앙회나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이 믿고 찾을만큼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를 찾지만 대부분 대기업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연간단가계약'관행에 따라 거래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한다.

대부분 대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구실로 되고 있다.

중소협력업체들은 일일이 대기업에 계약서 작성을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고 대기업들은 계약서를 잘 남기지 않으려 한다.

법적 쟁송에서 이런 사정 때문에 중소기업은 백전백패하고 있다. 대기업이 법 대로하자고 즐겨하는 이유다.

공정위는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시랭하고 있다. 주로 대기업을 위한 제도다. 불공정을 일삼으며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기고 난 뒤 자진신고해버리면 그만이다.

공정위가 제대로만 하면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나오지도 않는다.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보호되며 마음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