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한국시간) 이틀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한목소리를 냈다.

두 정상은 와이셔츠 차림의 가벼운 산책으로 회담을 시작했고 표정은 밝았다.

오바마와 시진핑 양국 정상은 이날 북한 핵문제에 대해 비핵화에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특히 북한의 핵보유를 불인정하고 핵개발도 불용한다는 입장을 같이했다.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는 점, 양국 모두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뜻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도닐런 보좌관은 "양국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해야 하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동북아시아 지역에 큰 영향을 준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어떤 나라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협력과 대화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정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수준의 공감대(quite a bit of alignment)'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이견을 표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미ㆍ중 정상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같은 입장과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물론 북한이 맹방으로 여기는 중국까지 북한의 핵무기를 수용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북한에는 강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북한이 먼저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설명했고,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미중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관해 같은 입장과 목표를 갖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긴밀히 대화와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이룬 만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특히 기존 강대국 미국과 신흥 강대국 중국이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자는 이른바 신형대국 관계로 양국 관계를 재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시진핑은 "새로운 대국 관계를 함께 형성해 나가기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정력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오바마는 "미국은 중국이 세계 강대국으로서 지속적으로 평화롭게 부상하는 것을 환영합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두 나라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환영했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새로운 대국 관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갈등과 대결이 없고, 상호존중하며,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결과를 얻도록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또 시 주석이 "서로의 차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잘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대국 관계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군사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양국이 새로운 대국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동의했다면서 이번 회동은 양국 간 협력 뿐 아니라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회동을 통해 양국 관계가 새로운 활력을 얻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번 회동을 통해 미-중 관계가 재조정됐다면서 시 주식이 이번 회동에서 더욱 긴밀하고 강력한 관계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