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TOEIC)과 텝스(TEPS) 시험문제를 조직적으로 유출한 해커스 어학원에게 법원이 벌금 8,200만원을 선고했다.

높은 적중률로 토익시험 시장에서 수험생의 인기를 독차지해온 해커스 교재가 결국은 시험장에서 문제를 빼내 만든 교재에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9일 학원가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은정 판사는 지난 6일 저작권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해커스어학연구소대표이사 김모씨(44)와 ㈜해커스어학원 등 6명에 대해 "해커스어학원과 연구소는 각각 3000만원씩, 대표이사 김씨는 1000만원, 범행에 가담한 팀장 등은 각각 300만원씩 총 8,2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이들이 토익문제와 텝스문제를 빼오는 방식은 치밀했다. 해커스 연구소에 속한 연구원들이 파트를 정해 일정 부분을 암기하고, 듣기문제의 경우 녹음기를 몰래 반입해 녹음을 하는 방식으로 했다.

해커스 어학원 관련자들은 2007년 10월28일부터 2011년 12월18일까지 약 4년 이상 이같은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토익시험은 49회, 텝스는 57회 시험분에 달하는 분량을 빼냈다.

이들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각 시험장에 배치된 연구원들에게 직접 토익응시료를 내게해 범행을 숨기고 나중에 응시료를 내주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지난 2011년 12월 18일 실시한 231회 토익시험에 해커스 어학연구소 연구원 등 약 17명을 시험을 보도록 하는 방법으로 미리 짜둔 파트별로 시험문제를 암기하고, 시험 종료 후 문제를 복원하는가 하면, 녹음기를 몰래 들여와 리스닝(L/C) 파트 문제를 통째로 녹음해 복원작업을 벌였다.

이후 해커스 토익 홈페이지에 복원한 문제를 올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문제와 답을 맞춰볼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이 출판하는 교재와 동영상 강의, 학원강의 자료를 제작하는데 훔친 문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앞서 이들의 범행을 전반적으로 지시하고 행동에 옮기게 한 혐의로 기소된 해커스그룹 조모 회장(54)은 지난 1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