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들어 남북간에 첫 당국간 접촉이 이뤄진다. 이명박 정부 이후 내내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급반전되면서 해빙무드로 접어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한은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 등 포괄적 의제를 다루기 위한 당국자 회담 제안에 정부도 12일 장관급 회담 서울개최를 제안하며 호응했기 때문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정오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발표한 특별담화문에서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조평통은 특별담화문이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이날 담화문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뜻이 반영된 것임을 시사했다.

조평통은 특히 "회담에서 필요하다면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회담 장소와 일시에 대해서는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남측에 장소와 시간을 일임했다.

조평통은 이날 특별담화문에서 6.15 공동선언 뿐 아니라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기념행사 공동개최 제안도 담고 있어 주목된다.

특별담화문은 "6·15 공동선언발표 13돌 민족공동행사를 실현시키며 아울러 7·4 공동성명 발표 41돌을 북·남 당국의 참가 하에 공동으로 기념할 것을 제의한다"며 "북과 남 민간단체들과 함께 당국의 참가 하에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발표일을 공동으로 기념하면 의의가 클 것이며 북남관계 개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7.4 남북공동성명은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조인한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 선친을 내세워 박 대통령의 호응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동안 개성공단 관련 당국간 회담제의를 거부해온 북한이 당국간 회담을 역제의하면서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남측이 개성공단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금강산관광재개, 이산가족 문제 등 한발 더 나간 파격적 제안이다.

특별담화문은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제의에 호응해 나오는 즉시 판문점 적십자 연락통로를 다시 여는 문제를 비롯한 통신, 연락과 관련한 제반 조치들이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혀 차단했던 통신연락망 재가동 의사도 내비쳤다.

또 특별담화문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국제관광특구에 대한 남조선 기업가들의 방문과 실무 접촉을 시급히 실현하며 북·남 민간단체들 사이의 내왕과 접촉,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도록 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며 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룩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며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신뢰구축과 북남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이번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우리의 대범한 용단과 성의있는 제의에 적극 화답해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제안이어서 어느때보다 북한의 적극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정부도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갖자고 제안하면서 막혔던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남측이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에 전환적 자세를 보인다면 7월 7.4남북공동성명 기념공동행사 등 해빙무드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