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발했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은 통상 전용기를 이용하거나 일반 여객기를 타고 이동한다.

이 회장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한 것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9년 만이다. 이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해외순방을 했지만 한번도 동행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에서 당선된 뒤 당선자 신분으로 전경련을 방문했지만 이 전 대통령을 배웅하지 않고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나는 등 정권 내내 껄끄러운 관계를 보인 바 있다.

이날 공항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신종균 사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 그룹 고위 임원들이 나와 환송했다.

이 회장은 미국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거쳐 동부의 뉴욕, 워싱턴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는 사상 최대규모의 경제사절단으로 꾸려졌다.
경제사절단은 이 회장 등 재계 총수와 경제5단체장 등 사상 최대 규모인 52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때 미국 방문 수행 규모가 20∼3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한다.
경제단체장을 포함한 재계 총수와 중견·중소기업인, 금융계, 여성경제인, 벤처기업인 등 경제계 인사들이 망라됐다.

사절단은 7일(현지시간) 박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하고, 8일 미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하는 '한·미 최고경영자(CEO)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 간 차세대 산업협력 분야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공식 일정을 전후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